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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M&A 열풍 ‘소강’…올해 거래액, 연평균 밑돈다

입력 | 2022-08-31 13:59:00


글로벌 반도체 인수합병(M&A) 시장이 ‘소강 국면’으로 진입했다.

반도체 기업 M&A 시장은 첨단 산업의 주도권 경쟁으로 한동안 호황을 보이다가 지난해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른 견제로 계약이 잇따라 불발되며 주춤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부진까지 겹치며, 거래 시장이 예년보다 위축될 조짐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 속에서 일부 기업들의 선제적 투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31일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반도체 업계 M&A 거래금액은 206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183억 달러 대비 23억 달러 증가했다.

반도체 업계 M&A 규모는 2019년 315억 달러에서 이듬해 1179억 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코로나19에 따른 반도체 특수로 SK하이닉스, AMD 등의 대형 M&A가 활발하게 일어난 덕분이다.

다만 잇따른 M&A 무산 소식이 나오며 시장 분위기가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올해 엔비디아는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ARM를 인수하려다 포기했고, 반도체 웨이퍼 점유율 3위 업체인 글로벌웨이퍼스는 4위인 독일의 실트로닉을 인수를 추진하다가 중단했다. 반도체 M&A로 자국의 기술이나 생산능력이 유출될 수 있는 만큼 각국 경쟁 당국이 기업결합심사를 더욱 꼼꼼하게 보는 것이 주 원인 중 하나다.

이에 지난해 반도체 M&A 거래는 227억 달러로, 전년 대비 80% 급감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7~12월)는 44억 달러에 그쳐, 같은 기간 최근 10년 동안 가장 거래금액이 적었다.

올해도 상반기는 전년 대비 M&A 거래금액이 늘었지만, 연말까지 예정된 대형 M&A 거래가 없어 연평균 290억 달러 수준에는 부족할 전망이다. IC인사이츠는 “올해 반도체 M&A 거래는 연평균 금액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선 최근 M&A 열풍으로 인해 인수 가능한 우량기업이 더 줄었고, 몸값은 높아진 반면 반도체 패권 경쟁이 지속되며 M&A 거래 시장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관측한다.

다만 첨단 산업의 중심에 반도체가 있는 만큼 기업들의 선제 투자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시스템반도체 2030 비전’을 발표한 이래 차량용 반도체, 신성장 IT 등 분야에서 대형 M&A의 추진을 검토 중이다. SK하이닉스도 올 초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에 대한 업계 공동 인수 의향을 밝혀 실현 가능성이 주목된다.

한편 올 상반기 반도체 주요 M&A 거래는 4건이다.

중국 투자 컨소시엄이 파산한 칭화유니그룹을 지난 4월 94억4900만 달러에 인수했다. 이어 미국 인텔이 이스라엘 반도체 업체인 타워세미컨덕터를 54억 달러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맥스라이너가 대만의 실리콘 모션을 38억 달러에 인수했다. AMD도 지난 4월 스타트업 펜산도 시스템즈과 19억 달러와 인수 계약을 맺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