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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15%’ 상폐 앞둔 소리바다 널뛰기…‘폭탄돌리기’ 조심

입력 | 2022-08-31 14:35:00

소리바다 홈페이지 갈무리


음원서비스 ‘소리바다’가 상장폐지를 앞두고 정리매매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상장폐지를 앞둔 주식의 정리매매 단계에서 이상 급등 현상이 종종 발견되는데 대부분 투기성 단기매매 위주이며 거래 타이밍을 잡기도 어렵기 때문에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31일 12시 기준 소리바다는 전날보다 70원(-8.24%) 하락한 78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과 함께 20%가 급락했는데 낙폭을 상당부분 줄인 모양새다. 다만 장중 20% 수준의 등락이 계속되는 등 변동폭이 크다.

그동안 거래정지 상태였던 소리바다는 정리매매가 시작된 첫날인 지난 29일 3565원(-90.03%) 급락하며 39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하지만 이튿날인 30일엔 이상급등 현상을 보이며 455원(115.19%)이 올라 850원을 기록했다.

정리매매 3일째인 이날은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시초가에 물량을 던지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하락출발했으나 다시 매수자들이 몰리면서 낙폭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30분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거래가 체결되고 가격제한폭은 없다. 때문에 하루만에 90% 급락하기도 하고 115% 폭등하기도 하는 것이다.

이 기간에 소리바다를 산 매수주체는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이다.

첫날 개인은 4만6783주를 순매수했고 둘째날엔 7만6237주를 샀다. 거래량도 첫날이 465만주, 다음날이 671만주 규모였다.

이날도 현재까지 193만주 가량이 거래되고 있다.

비단 소리바다뿐만 아니라 정리매매 기간에 주가가 이상급등하는 현상이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정리매매란 상장폐지를 앞두고 기존 주식을 보유하던 투자자들이 마지막으로 주식을 처분할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다. 취지를 고려한다면 정리매매가 시작되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러나 이 기간에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것은 정리매매 기간 ‘단기차익’을 노리고 투기성으로 거래를 하는 투자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량이 많지 않아 적은 물동량으로도 쉽게 주가를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앞서 지난 2월 패스트푸드점 ‘맘스터치’가 자진상장폐지를 결정하면서 상한가까지 치솟는 현상도 있었다.

맘스터치의 경우 경영상 이유로 자진 상장폐지를 결정하고 1개월여에 걸쳐 주식 1398만7056주를 6200원에 공개매수 했다. 그러나 공개매수 이후 상장폐지를 앞둔 시점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서면서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상장폐지 이후 장외시장 거래 등에서 해당 주식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는 시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성 매매였다는 것이 금투업계의 시각이다.

맘스터치는 상장폐지 이후에도 6개월동안 공개매수가로 주식을 지속적으로 사들였는데, 8200원대에 주식을 매입한 투자자는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았다.

과거 파산선고를 받고 상장폐지가 결정된 한진해운도 폐지를 앞두고 주가가 이상급등한 사례가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가 “한진해운은 회생 가능성이 없는 만큼 투기성 이상거래는 주의해달라”고 투자자 유의 자료를 배포하기까지 했었다.

한진해운은 결국 최종 주당 12원에 정리매매를 마치고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한진해운 이상급등 당시 주식을 매입했던 투자자라면 큰 손실을 면치 못했던 셈이다.

소리바다의 정리매매 기간 이상급등도 유사한 현상으로 파악된다. 소리바다는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을 이유로 지난 5월31일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지난 29일부터 9월6일까지 정리매매를 진행하고 있으며 9월7일 상장이 폐지된다.

업계 관계자는 “소리바다는 회생 가능성이 매우 낮고 장외 거래도 기대하기 힘든 수준”이라면서 “현재 매수자들이 소리바다 주식을 ‘보유’할 목적으로 매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가가 급락한 이후 단기 상승하는 ‘데드캣바운스’ 현상을 노리고 단기 투기성 거래를 하는 사례가 종종 있는데 이런 경우는 소위 ‘폭탄돌리기’처럼 굉장히 위험한 투자기법이며 매매 타이밍을 놓치기 쉬워 손실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한편 소리바다는 1998년 설립되어 2001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컨텐츠 전문기업이다.

MP3 시대에는 무료 음악 파일 공유로 소리바다가 전성기를 누리면서 설립 4년차에 상장까지 이뤄냈다.

하지만 저작권 침해 논란과 함께 음원을 파일로 다운받아 듣는 MP3 문화도 사라지면서 회사는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2년간 최대주주가 다섯 번 바뀌는 등 경영권 분쟁도 이어지며 상장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