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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佛-獨에 천연가스 공급 전면 중단

입력 | 2022-09-01 03:00:00

“佛기업서 가스대금 못 받아” 주장
獨엔 가스관 정비 이유 3일간 중단
에너지 무기화로 제재에 맞서



러시아 가스관. 뉴시스


러시아가 독일에 이어 프랑스에 대한 천연가스 공급을 전면 중단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국가들의 제재에 맞서 ‘에너지 무기화’로 맞불을 놓아온 러시아가 전선을 넓히며 고강도 압박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 AFP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를 상대로 가스 대금을 다 받을 때까지 9월 1일부터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

가스프롬은 엔지로부터 7월 가스 공급분에 대한 대급 전액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령에 따라 해외 가스 구매자가 계약 조건대로 전액을 지불하지 못하면 추가 가스 공급을 중단한다는 게 가스프롬 측 설명이다. 앞서 이날 오전 러시아는 “계약 관련 의견이 맞지 않는다”며 프랑스에 가스 공급을 축소하겠다고 통보했다가 하루도 안 돼 전면 중단으로 방침을 바꿨다.

러시아의 가스 공급 중단 조치에 대해 엔지는 성명을 내 “필요한 물량을 이미 확보해놨다”며 “가스프롬의 공급 중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재정적, 물리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여러 조치도 강구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러시아산 가스 의존도가 17%로 유럽 국가 중에는 비교적 낮은 편이다. 엔지에 따르면 프랑스의 가스 비축률은 90%가 넘는다. 하지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일 가스와 전기 등 에너지 위기 대책 회의를 열 예정이다. 엘리자베트 보른 총리는 지난달 30일 “올겨울 에너지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최악의 경우 기업을 대상으로 에너지 배급제를 시행할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독일에 대한 가스 공급 중단은 이미 진행 중이다. 러시아는 독일과 이어진 가스관인 ‘노르트스트림-1’ 정비를 위해 31일부터 사흘간 가스 공급을 끊겠다고 밝혔다. 독일은 현재 83% 수준인 천연가스 비축량을 11월 1일까지 9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또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산(産) 가스 수입 비중을 늘리고, 프랑스를 통한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계획도 세우고 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