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수능 모의평가 어땠나 국어 ‘화법과 작문’은 난도 높아… 고득점 노린다면 낯선 문제 공략 영어 빈칸추론 등 쉬웠다는 평가… 마무리 학습 기준 삼아선 안 돼 수학 지난해 수능문제 유형 비슷… 문과 전체 학생 등급 하락 예상
대학 수학능력시험 전 마지막으로 치러지는 모의고사가 실시된 지난달 31일 광주 광산구 정광고에서 고3 수험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국어, 영어는 다소 쉬웠고, 수학은 어려웠다.”
31일 치러진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 난이도에 대한 입시기관들의 평가다. 9월 모의평가는 수험생에게는 수능을 대비한 ‘최종 리허설’이다. 수능 전 범위가 처음 출제되는 시험인 데다 재수생과 반수생 등 졸업생도 대거 응시하기 때문에 상대적인 실력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이날 모의평가에는 48만9470명이 지원했다. 이 중 졸업생은 9만2251명으로 전체의 18.9%를 차지했다. 입시기관들은 수능에서 졸업생 비율이 더 높아져 30%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입에서 수능을 전형요소로 활용하는 정시모집 비중이 서울 16개 주요 대학 기준으로 40.5%까지 늘어나는 데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 인해 반수생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수능의 졸업생 비율은 29.2%였다.
○ 국어 ‘독서, 문학’ 평이
이번 모의평가에서 국어는 지난해 수능이나 올 6월 모의평가보다 대체로 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공통과목 중 독서는 지문이 짧고 지난해 수능과 유사한 유형의 문항이 출제됐다. EBS와 연계된 문제도 많아 수험생들의 부담이 작았을 것으로 보인다. 문학 역시 출제 작품들이 대체로 평이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수능까지 남은 기간에는 EBS 교재에 출제된 지문을 철저히 복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득점을 노린다면 낯선 작품에 대한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 9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수능 난이도를 예측하는 것은 위험하다. 김원중 강남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할 때 수능 국어 영역의 난도가 현격히 높아지는 경우도 있다”며 “고난도 제시문과 문항에 어떻게 대처할지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학은 공통과목 어려워
이번 모의평가 수학 영역은 공통과목 객관식 4점 문항 난도가 올라가는 등 공통과목이 선택과목보다 까다롭게 출제되는 기조가 이어졌다.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등 세 과목의 난이도 차이를 줄여 과목 선택에 따른 유불리를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온다.문제 유형으로는 지난해 수능에 출제됐던 빈칸 추론 문항이 빠진 것을 제외하면 대체로 비슷한 유형으로 출제됐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평이하게 풀 수 있는 문항과 ‘준킬러’ 문항 사이의 난이도 간극이 컸다”며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의 체감 난이도 차이가 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올해 수능도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수학에 강한 이과 수험생들이 문과 수험생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수능 전인 2021학년도에는 문과 학생들이 수학 4∼6등급을 받고서 입학할 수 있었던 서울 소재 대학 학과가 54개뿐이었지만, 이과와 통합 등급이 나온 지난해엔 178개로 늘었다”며 “이과 수험생의 수학 강세를 의식해 지레 수학을 포기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 영어, 수능 난이도 예측 불가
영어는 대체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수능 및 올 6월 모의평가와 비교했을 때 지문의 길이가 짧아졌고, 소재도 평이한 편이었다. 빈칸 추론 문제의 난도도 낮아졌다. 하지만 영어는 실제 수능 난이도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과목이다. 영어 1등급 비중은 2019학년도 5.3%, 2020학년도 7.4%, 2021학년도 12.7%, 지난해 수능 6.2% 등 편차가 컸다. 이번 모의고사를 기준으로 마무리 학습을 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김원중 실장은 “다양한 소재의 낯선 지문을 꾸준히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등급 비율을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