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0.1%-소비 0.3%-투자 3.2%↓ “글로벌 인플레 등 불확실성 커져”
생산과 소비, 투자 등 3대 경기 지표가 모두 한꺼번에 꺾이면서 국내 경제 여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 지표는 역대 처음으로 다섯 달 연속 악화됐다. 미국과 중국 등 나라 밖 경기 상황도 좋지 않은 흐름이라 내수와 수출 양방향에서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7월 전(全) 산업 생산은 전달보다 0.1% 감소했다. 이 중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와 기계장비의 부진으로 1.3% 줄었고, 제조업의 경우 재고량이 1.4% 늘고 평균 가동률이 1.2%포인트 하락하는 등 경기 위축이 이어졌다.
소매판매는 가전제품 등 내구재 판매가 부진해 전달보다 0.3%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올 3월 이후 계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소비가 5개월 연속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처음이다. 소매판매는 올 1월에도 2.0% 급감한 바 있고, 2월도 증가율이 0.0%로 보합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올해 내내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전반적인 경기 회복 흐름은 유지되고 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성장 둔화, 금리 인상 등 대외 측면의 어려움이 지속되며 향후 경기 흐름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美-中 경기지표도 둔화… 수출-내수 동반침체 우려
생산-소비-투자 ‘트리플 감소’
정부, 복합위기로 뾰족수 없어
전문가 “당분간 하강 국면 지속”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아직 경기 하강 국면에 들어간 건 아니지만, 앞으로 들어가는 게 기정사실화됐다고 보면 된다”며 “소비 증가율은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올해보다 내년에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와 수출 경기가 동시에 위기에 처했지만 글로벌 복합위기로 물가와 환율 수준이 너무 높아 정부가 뚜렷한 대책을 내놓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당장 한국은행이 미국과 보조를 맞춰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경우 경기에 추가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기재부는 “물가와 민생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경기 대응 및 리스크 관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서영빈 기자 suhcrat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