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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뜻대로… 이재명, 당사에 ‘당원존’ 설치 지시

입력 | 2022-09-01 03:00:00

당원들 출입 자유로운 공간 마련
당직자 이름-전화번호 공개도 지시
당내선 “대표가 전화테러 좌표찍나”
사무총장 조정식-정책위장 김성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당원존’ 설치를 지시했다. 당 홈페이지에 당직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공개하라고도 지시했다. 이를 두고 당내 일각에선 “선거 연패 요인 중 하나인 ‘팬덤 정치’를 당 대표가 오히려 옹호하고 있다”며 “의원들에게 쏟아지는 ‘문자 폭탄’도 모자라 이제 당직자들을 향한 ‘전화 테러’도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이 대표는 이날 중앙당에 당원들이 자유롭게 드나들고 활용할 수 있는 당원존을 마련하고, 당원들이 당사 출입 및 당내 행사 참석 신청 등에 쓸 수 있도록 전자당원증을 도입할 것을 지시했다. 앞서 8월 초 일부 강성 당원들이 민주당 온라인 당원청원 시스템에 “현재 민주당사는 당직자만을 위한 요새처럼 사용되고 있다”며 화장실과 회의실 개방 등을 요구한 것을 이 대표가 적극 수용한 것.

이 대표는 중앙당 및 각 시도당 홈페이지에 당직자의 이름과 직책, 담당업무, 당사 전화번호도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당 공보국은 “당원과 함께하는 민주당이 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지만 당직자들 사이에선 “당 대표가 앞장서 ‘좌표’를 찍는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가 이번 전당대회에서 30%대라는 낮은 투표율 속에 당선된 만큼 당원 모두를 아우르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며 “강성 지지층에만 매몰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날 발표한 당직 인선도 친명(친이재명) 중심의 당 운영에 무게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날 사무총장에 5선 조정식 의원을 임명하고 정책위의장에 재선 김성환 의원을 유임하는 인선을 발표했다. ‘이해찬계’로 분류되는 두 의원 모두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도왔다. 인선 배경에 대해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조 사무총장은 통합과 안정의 인재다. 김 의장은 정책의 연속성에 방점을 뒀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그 외 주요 당직 인선도 금명간 마무리할 방침이다. 다만 지역구 상황 등을 이유로 몇몇 의원들이 당직 제의를 거절하면서 인선 작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측근 그룹 내에선 ‘백의종군’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지만 적임자를 찾기 어려운 만큼 측근들이 책임지고 총대를 메고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다”고 했다. 이에 따라 아직 발표하지 않은 전략기획위원장, 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 후보군에 ‘7인회’ 소속 김병욱 문진석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