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 제공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이정희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여권의 전현희 위원장 사퇴 압박과 감사원의 전방위적 감사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했다.
1일 권익위에 따르면 이 부위원장은 전날 권익위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부위원장의 임기는 2024년 1월까지였다.
이 부위원장은 뉴스1·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한평생을 법조인으로 살면서 사회적인 명예감이나 자존심으로 살았는데 (감사원이) 신상털기식으로 (감사를) 했다”며 “명예감과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부위원장은 “내일(2일)로 본감사가 종료된다. 한 5주 동안 전방위적인 감사를 받아서 직원들도 저도 피로감이 누적됐다”며 “조사받는 직원들이 계속 불려 다니는 걸 바라보면서 참 괴로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권을 잡으면 기존에 있던 사람들은 내보내고 자기들과 철학을 같이 한 사람을 뽑고 싶어하는 건 인지상정”이라면서도 “우리나라는 법치주의 아닌가. 권익위는 법으로 임기와 독립성이 명시되고 신분이 보장돼있는데, 법으로 못하니까 결국 다른 수단을 동원해서 (압박)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권익위는 다른 정부 기관의 청렴도를 평가하고 잘못된 것을 견제·시정하는 기관인데, 다른 부처와 똑같이 취급하면 무슨 일이 되겠나”라며 “전현희 위원장께는 정말 죄송하다고 간곡히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날 이 부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전 위원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전 위원장은 감사원의 감사를 ‘표적 감사’라 주장하며 법에서 정한 임기를 다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인 바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