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온, 최고운영책임자(COO) 신설·조직개편 진교원 전 SK하이닉스 개발제조총괄 사장 영입 미국·유럽서 배터리 수율 이슈
진교원 SK온 COO 사장
SK온은 1일 최고운영책임자(COO, Chief Operating Officer) 직을 신설하고 SK하이닉스에서 개발제조총괄을 맡아온 진교원 사장을 임명했다고 1일 밝혔다.
COO 산하에 운영최적화, 마케팅, 글로벌 생산기술 및 제조, 연구원, 구매, 차세대 배터리 등 주요 사업 부서를 배치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지난달 31일까지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한 진교원 COO는 엔지니어 출신으로 반도체 개발과 양산, 품질 등 생산 전반을 총괄하면서 SK하이닉스를 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으로 키워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작년 말에는 국내 공학 분야 최고 권위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에 선정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와 조직개편이 그동안 SK온 내부적으로 이슈가 됐던 배터리 수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룹 측 극약처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은 글로벌 배터리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기업 중 하나다. 국내 배터리 업체 중에서는 후발주자에 속하지만 지난 2019년 9위였던 글로벌 시장 점유율 순위가 현재 5위까지 올라섰다. 또한 사업이 확대되면서 미국과 헝가리, 중국 등에서 7개 공장을 가동 중이다. 여기에 7개 공장을 추가로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이다. 올해 말 기준 배터리 생산능력은 약 77기가와트시(GWh)로 2017년(1.7GWh)에 비해 45배가량 성장했다. 2025년 220GWh, 2030년에는 500GWh 규모로 생산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배터리 수율 문제는 급격한 사업 확대에 따른 성장통이라는 해석이다. 실제로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지난 2018년 배터리 수율과 관련된 문제를 겪었다. SK온의 경우 올해 초 미국에서 완성차에 공급한 배터리에서 시동이 켜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했고 유럽에서는 언론 시승용으로 공급된 전기차에서 불량이 발견돼 완성차가 추진한 행사 일정이 미뤄지는 등 크고 작은 배터리 수율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교원 사장이 SK온에 투입된 주요 배경으로 볼 수 있다. SK온 관계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수율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교원 COO 사장은 올해 상반기 SK그룹 내에서 총수인 최태원 SK그룹 회장보다 많은 보수를 받은 임원 중 한 명이다. 작년 말 그룹 인사 이후 SK하이닉스 소속으로 SK그룹에 파견돼 상반기 보수 23억2500만 원을 받았다. 최태원 회장 상반기 보수는 17억5000만 원이다.
진 COO 사장은 제조 뿐 아니라 마케팅과 기획 등 사업 전반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다고 SK온은 전했다. SK하이닉스에서는 낸드(NAND)개발부문장과 품질보증본부장, D램(DRAM)개발사업담당 부사장을 역임했고 2020년 사장 승진 후 작년 말까지 개발제조총괄을 맡았다. 진 사장이 올해 초 그룹으로 파견된 이후 곽노정 현 SK하이닉스 대표이사(사장)가 기능이 확대된 안전개발제조총괄을 맡았다. 곽 사장은 올해 3월 30일부로 SK하이닉스 신임 각자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올해 상반기 그룹에서 파견 업무를 수행하던 진 사장은 9월 1일부로 소속이 기존 SK하이닉스에서 SK온으로 공식 변경됐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