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이재명 대표에 출석 통보] 대장동-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혐의… 檢, 李에 ‘6일 출석조사’ 요구 ‘9일 공소시효’ 앞두고 통지서 보내… 野 “제1야당 대표에 정치보복”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왔습니다” 메시지 확인하는 李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 도중 “백현동 허위사실 공표,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 전쟁입니다”라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이날 오전 김현지 보좌관이 보낸 것이다. 김 보좌관은 성남시민모임·성남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출신으로, 이 대표도 ‘김현지 국장’으로 이름을 저장해뒀다. 사진공동취재단
검찰이 대장동 및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6일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이상현)와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 혐의로 고발된 이 대표에게 6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는 통지서를 보냈다.
이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대장동 개발사업 실무자였던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숨진 후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하위 직원이었기 때문에 몰랐다”고 발언했다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했다.
이날 김현지 보좌관(전 경기도 비서관)은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이 대표에게 검찰 출석 요구 사실을 전한 후 ‘전쟁입니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일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 보복, 야당을 와해하려는 정치 탄압에 대해 물러설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법조계에선 야당이 “정치 탄압”을 외친 만큼이 대표가 검찰에 출석할 가능성이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이 6일 출석을 통보한 것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공소시효가 9일까지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조사에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 청구 등 강제 조사 없이 기소할 가능성이 높다.
檢 “李, 백현동 등 허위발언 진위규명” 野 “정치탄압 맞서 싸울것”
檢, 이재명 출석 통보
李“백현동 용도변경, 특별법 의무”
국토부 공문엔 “특별법 대상 아냐”
대장동 허위사실공표 의혹도 수사
與“국민의혹 해소, 조사 응하라”
野 “당 차원서 총체적 대응”
○ 백현동-대장동 관련 허위 발언 의혹
검찰이 6일 이 대표를 불러 조사하고자 하는 사안은 크게 세 가지다.이 대표는 당시 국감에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4단계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한 질의를 받자 “그거(용도변경)는 국토교통부가 요청해서 한 일이고, 공공기관이전특별법에 따라서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국토부의 협박 때문이었다’는 표현을 쓰는 등 백현동 용도변경이 박근혜 정부의 강압적인 요청 때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가 경기 성남시 백현동 용도변경 협조 요청과 관련해 2014년 12월 성남시에 보낸 공문. 회신 내용 ‘가’에 협조 요청이 강제성이 있는 ‘혁신도시법’에 따른 사항이 아님이 적혀 있다.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실 제공
또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고 김문기 전 처장과 관련한 허위 발언 의혹 사건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이 밖에 서울중앙지검에는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의 발언을 포함해 시민단체와 국민의힘 등이 고발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의혹이 다수 접수돼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재명 측 “전쟁입니다”
1일 국회 본청 본회의장에서 열린 400회 정기국회 개회식에 참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생각에 잠겨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민주당은 즉각 “윤석열 검찰 공화국의 정치 보복에 강력하게 맞서 싸우겠다”며 반발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토부가 ‘중앙정부 말을 듣지 않으면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말까지 하며 성남시 공무원들을 압박했다는 증언이 공개되는 등 이 대표의 발언은 사실로 확인됐다”며 “검찰은 명백한 증거를 일부러 무시하고 짜맞춘 각본에 따라 수사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친명(친이재명)계 박찬대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선택적 수사와 기소가 일상화된 윤석열 검찰이라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바로 정치 보복을 시작할지 몰랐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정치 탄압’이라는 주장과 달리 이 대표 관련 의혹들은 대통령선거 이전부터 제기됐던 내용”이라며 “국민이 갖고 있는 의혹을 해소한다는 의미에서라도 반드시 소환에 응해 성실히 조사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일종 정책위의장도 페이스북에 “뭐가 터무니없고 뭐가 전쟁이냐”며 “민주당의 반응은 적반하장”이라고 썼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