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코로나 학번’ 대학생들이 제기한 등록금 반환 소송에서 법원이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대학생 단체가 “2년간의 재정적 책임을 학생들에게 떠넘기고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결과”라고 반발했다.
전국대학생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 2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면에 적응하지 못한 대학의 재정적, 교육적 혼란을 모두 학생들이 떠안았는데, 재판부는 사실상 대학의 손을 들어줬다”며 규탄했다.
전대넷은 등록금을 반환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에 대해 “피해를 받은 사람은 있으나 책임지는 사람은 없는 결과가 발표됐다”며 “코로나로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하고, 학교 시설도 이용하지 못하고 학교의 공지만 기다리며 전전긍긍했던 학생들의 피해가 있음에도 대학은 이를 책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전대넷은 “대학과 교육부가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는 동안 대학 재정의 어려움을 등록금 인상으로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다며 또 다시 모든 책임과 피해가 학생들에게 돌아오고 있는 지금의 대학 재정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한 예술대학 소속 학생은 “실기 수업을 통해 실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공연예대에 들어왔는데, 다수의 실기 과목이 온라인으로 진행됐고, 교내 시설 사용도 불가능했다”며 “공연예술대학 학생이라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들을 보장받지 못했음에도 코로나 이전 선배들과 같은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학교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7부(부장판사 이오영)는 대학생 2600여명이 전국 26개 소속 사립대학교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비대면 방식의 수업이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면서 학생들과 국민의 생명권, 건강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조치였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는 사립대 등록금 반환 관련 첫 판결이다.
전대넷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대학이 비대면 수업을 실시하면서 교육의 질 저하가 일어났으며 이에 따라 대학 측은 상반기 등록금을 반환하라는 집단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학생들은 원고당 전체 등록금의 4분의 1 수준인 약 100만원의 등록금 반환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립대학에 대한 등록금 반환 1심 소송에서 학생들이 패소하면서, 추후 국립대 학생들이 제기한 등록금 반환 소송 결과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