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폭우와 폭염으로 출하량이 급감하며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8.21/뉴스1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로 집계되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둔화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외식과 장바구니 물가 등은 여전히 높은 상승 폭을 보여 서민 경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6.3%)보다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건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3.6%를 시작으로 계속 올라 3월(4.1%)에 4%대로 올라선 뒤 6월(6.0%)과 7월에 6%대를 나타냈다.
8월 물가상승률이 다소 주춤한 건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 상승폭 둔화로 가공식품 등이 포함된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대비 7.0%만 올랐고 전월대비로는 1.4% 내렸다.
8월 물가상승률이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물가 자체는 높은 수준이다.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전년대비 15.7% 올라 전월(15.7%)과 같았고 전기료(18.2%), 도시가스(18.4%), 지역난방비(12.5%), 상수도료(3.5%) 모두 일제히 올랐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장바구니 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은 7.0% 올라 7월(7.1%)과 비슷했고 이중 농산물이 10.4%로 전월(8.5%)보다 더 크게 올랐다. 특히 배추(78.0%),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27.9% 올라 전반적인 농산물 물가를 끌어 올렸다. 외식비는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치킨(11.4%), 생선회(9.8%) 등의 가격이 주로 올랐다. 소비자가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6.8% 올라 전월(7.9%)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배추 무 양파 마을 감자 등 전년대비 가격이 높은 품목은 정부 비축물량을 추석 직전까지 약 4000t 규모로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