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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물가상승률 5.7%로 주춤…공공요금-채솟값은 ‘고공행진’

입력 | 2022-09-02 14:43:00

추석을 앞두고 폭우와 폭염으로 출하량이 급감하며 채소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2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2.8.21/뉴스1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로 집계되며 7개월 만에 상승세가 둔화됐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주춤한 게 주된 원인이었다. 하지만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 등 공공요금, 외식과 장바구니 물가 등은 여전히 높은 상승 폭을 보여 서민 경제 부담은 여전한 것으로 보인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올랐다. 1998년 11월(6.8%) 이후 2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6.3%)보다 증가세는 다소 둔화했다. 물가 상승률이 전월보다 낮아진 건 올해 1월 이후 7개월 만이다. 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3.6%를 시작으로 계속 올라 3월(4.1%)에 4%대로 올라선 뒤 6월(6.0%)과 7월에 6%대를 나타냈다.

8월 물가상승률이 다소 주춤한 건 국제유가가 다소 진정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석유류 가격 상승폭 둔화로 가공식품 등이 포함된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대비 7.0%만 올랐고 전월대비로는 1.4% 내렸다.

통계청은 물가 상승 추세가 정점을 찍고 하향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국제 곡물가 같은 대외 변수 흐름이 완전히 역전되지 않으면 (물가상승의) 정점 가능성도 실질적으로 있다”라며 “다만 대외적 불안요인들이 다시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라고 했다.

8월 물가상승률이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물가 자체는 높은 수준이다.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전년대비 15.7% 올라 전월(15.7%)과 같았고 전기료(18.2%), 도시가스(18.4%), 지역난방비(12.5%), 상수도료(3.5%) 모두 일제히 올랐다. 특히 공공요금 인상 여파로 전기·가스·수도 상승률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다.

서민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장바구니 물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농축수산물은 7.0% 올라 7월(7.1%)과 비슷했고 이중 농산물이 10.4%로 전월(8.5%)보다 더 크게 올랐다. 특히 배추(78.0%),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27.9% 올라 전반적인 농산물 물가를 끌어 올렸다. 외식비는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였다. 치킨(11.4%), 생선회(9.8%) 등의 가격이 주로 올랐다. 소비자가 가격 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6.8% 올라 전월(7.9%)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제7차 비상경제차관회의를 열고 배추 무 양파 마을 감자 등 전년대비 가격이 높은 품목은 정부 비축물량을 추석 직전까지 약 4000t 규모로 추가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세종=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