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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美서 바이러스 창궐…“기후변화·숲감소·여행 증가 원인”

입력 | 2022-09-02 16:56:00


올해 여름 미국에서 코로나19 변종과 원숭이 두창, 소아마비 등이 유독 창궐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일(현지시간) 기후변화와 숲 감소, 여행 증가가 바이러스 전염을 가속화시켰다고 보도했다.

뉴욕 교외에서 13년 간 전염병 의사로 일해온 아즈파 차크에 따르면 올 여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더 강해진 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뉴욕 하수도와 예루살렘, 록랜드 카운티의 환자들에게서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다시 나타났고,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간염과 전 세계적으로 전파되는 원숭이 두창도 발견됐다.

피터 호테즈 미 베일러 의과대학장은 “이번 여름 바이러스의 창궐은 과거 10년이 전개된 추세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 강우 패턴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하지만 기후변화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전쟁과 정치적 붕괴, 사회·경제적 쇠퇴와도 함께 나온다. 빈곤은 공격적인 도시화와 벌채 등에서 나오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0년 간 인구는 약 80억 명으로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집을 짓고 농작물과 동물을 키울 토지를 개간하며 도시를 확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 같은 변화에 매년 약 10만1171㎢ 규모의 숲이 사라졌다.

이렇게 동물과 접촉면이 가까워지면서 사람들은 동물이 옮기는 병원균 범주 내에 들게 됐다. 인간 질병의 60%는 이렇게 발생했다.

아울러 도시 거주자가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9년 처음으로 도시 거주자가 시골을 앞지른 것이 전환점이 됐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도시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상수와 위생 시스템이 오염되고 과도한 부담이 발생했다.

아이티에서 지난 2010년 대지진이 발생하고 콜레라 등 수인성 질환에 82만명 감염되고 1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콜레라는 박테리아에 의해 발생하지만 물은 A형·E형·간염 바이러스, 로타·노로·소아마비를 포함한 바이러스도 전염시킨다.

기후변화도 전염병 위험을 초래한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네이처 기후 변화(Nature Climate Change)’에 따르면 전염병 375개 중 58%가 어느 시점에 기후 위험을 악화시켰지만, 단지 16% 질병 만이 기후 변화를 감소시켰다.

사람과 동물이 가까이 하게 기후가 유지되는 동안, 따뜻한 온도는 생존할 수 없을 정도로 추웠던 곳으로 곤충이나 다른 질병 매개체를 끌어들인다.

아시아 호랑이 모기(Aedes albopictus)가 치쿤구니야와 지카, 뎅기열 같은 질병을 새로운 대륙으로 옮긴 전형적인 예다. 이 모기는 한때 동남아시아의 열대 숲에서 주로 발견됐지만, 지난 50년 간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 북미, 남아메리카로 퍼져나갔다. 1980년대 중반 텍사스주 해리스 카운티의 타이어 덤프에서 처음 발견된 뒤 미국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호랑이 모기는 대체로 매년 발생하는 10억개 중고 타이어가 물 건너 거래될 때 같이 이동한다. 오래된 타이어는 고인 물을 모아 모기의 이상적인 번식지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파스퇴르 데 몬테비데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 실험을 이끄는 곤살로 모라토리오 박사는 이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여행도 전염병을 이끄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는 “연구원들은 전염병과 싸우는 것을 전세계적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며 “부유한 다른 나라들이 지구 반바퀴를 여행하기 전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가난한 나라들과 백신 용량을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딘 블럼버그 캘리포니아 대학교 데이비스 헬스 전염병학과장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홍역이다. 그는 “면역력이 조금만 떨어져도 널리 전염될 수 있는 것이 홍역”이라며 “여행 제한이 완화되면서 여행이 늘어났다. 그 여행 대부분이 홍역 전염률이 높은 지역으로 갈 것이다. 미국에 더 많은 홍역이 들어오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2000년 선언문에서 “여행자들이 미국에 홍역을 계속 들여오고 있고 때때로 홍역이 확산돼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병할 수 있다”는 주의사항을 포함했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