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외교부장관이 2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묘지를 찾아 1944년 5월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됐던 김혜옥 할머니의 묘소를 찾아 추모하고 있다. 2022.9.2/뉴스1 ⓒ News1
박진 외교부장관이 2일 오후 광주를 찾아 “강제동원피해자들의 문제를 잘 해결해 나가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일본이 과거 역사에 대해 직시하고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발전적으로 계승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나라를 빼앗기고 강제동원의 고초를 받으신 분들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며 “오늘 직접 생존해 계신 분과 별세하신 분을 뵙게 돼 역사의 무게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7월26일 대법원 담당 재판부에 3급 비밀로 분류된 총 2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일본 전범기업 재산 강제 매각 판결을 미뤄달라는 내용이 담겼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피해자 측과 시민모임은 의견서 철회와 사죄를 촉구해왔다.
묘역을 찾은 박 장관은 추모탑에 참배하고 오월영령의 넋을 기렸다. 이후 묘역으로 이동해 1944년 5월 미쓰비시중공업 나고야항공기제작소에 동원됐던 김혜옥 할머니의 묘소를 둘러봤다.
김 할머니는 1991년 3월1일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나고야 지방재판소에 소를 제기했다. 그러나 2008년 11월 일본 최고재판소에서 기각됐고 2009년 7월 별세했다.
박 장관은 이국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에게 할머니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뒤 묘소 앞에 꽃을 내려놓고 무릎을 꿇고 앉아 묘비를 어루만지기도 했다.
이날 참배에는 김혜옥 할머니의 아들인 안호결씨(58)가 함께했다. 안씨는 “윤석열 정부가 70년 전 할머니, 할아버지의 한을 풀어주고 권리를 찾아주는 국가로 만들어달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묘지 참배 후 국립5·18민주묘지 민주관 2층에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관계자들과 간담회 진행 후 광주 일정을 마무리한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