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호 태풍 ‘힌남노’(HINNAMNOR)가 오는 6일 경남 남해안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2일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드는 제주도는 이날 오전 8시부터 비상 1단계 근무에 돌입해 태풍 북상에 따른 상황별 비상체계를 가동하고, 유관기관과 핫라인을 유지하는 등 인력과 물자 동원을 위한 협조체계 강화에 나섰다.
도로 침수 등으로 대중교통 정상 운행 불가 시 지연과 우회 노선을 안내하고, 항공기 결항으로 체류객 발생 시 공항공사와 수시로 연락해 택시·전세버스를 투입하는 등 단계별 비상 수송에 나설 계획이다.
제주도교육청도 비상 체제에 돌입하고, 태풍 영향을 받는 5~6일에는 각 학교별로 단축수업, 재량휴업, 원격수업 전환 등을 학교장 자율로 결정하도록 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돌봄교실은 학교 내, 등·하교 안전 확보 하에 운영된다. 교육청에 상황관리전담반도 운영하며, 24시간 근무 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부산시는 박형준 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고 하천·배수펌프장 운영, 강풍·침수·산사태 대비 안전대책 등 태풍 대비 중점 관리사항을 점검했다.
부산시교육청은 재난대응상황실을 가동하고, 힌남노의 직접 영향을 받는 6일 학생 안전 확보를 위해 각 학교에 원격수업 전환과 등·하교시간 조정 학사일정 조정을 안내했다. 돌봄교실과 방과후학교 운영시간도 조정하고, 강풍에 대비한 시설물 고정 등 시설관리도 모든 학교와 기관에 안내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지난 1일부터 운영해온 비상대책반을 4일부로 ‘비상대책본부’로 격상하고 24시간 대응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항만시설 긴급 점검과 집단계류지 사전 안전조치 등에 대한 진행상황도 점검했다.
해양경찰서(해경)도 대비에 나섰다. 부산·포항·충남보령 해경은 연안 안전사고 위험예보 ‘주의보’를 발령하고, 연안 위험구역과 주요 항·포구를 중심으로 출입을 통제하거나 해·육상 순찰을 강화해 안전사고 예방에 나섰다.
전남도는 주말인 3~4일 현장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전 공무원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한다.
해양 특수 교량의 통행 제한도 예고됐다.
여수시가 통제하는 해상교량은 돌산대교, 선소대교, 거문대교, 삼호교이다. 국도인 거북선대교, 화태 대교, 백야대교, 여수~고흥 간 연륙 연도교는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이 상황에 따라 통제할 예정이며 묘도 산단 진입도로의 이순신대교, 묘도대교는 전남도에서 통제할 수 있다.
경남 남해군에 따르면 5일 오후 1시부터 태풍경보 해제시까지 남해군과 하동군을 잇는 남해대교의 통행이 제한된다.
경남 진주시 남강댐은 힌남노 북상에 따른 선제적 댐 수위 조절을 위해 이날 오후 2시부터 수문을 열고 방류에 들어갔다.
서울시는 5~6일 수도권 태풍 영향에 대비해 강남·동작·서초·영등포·관악·구로구 등 1만7000여 침수피해가구에 침수방지시설을 추가 설치 중이다. 모래마대 17만여개를 비축했고, 특히 재해취약지역에 8만여개를 사전 집중배치해 침수에 대비했다.
또한 반지하 등 침수취약지역 골목골목에 자치구 공무원, 지역자율방재단 등 인력을 투입해 거주민들이 위험상황에 빠졌을 때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하수도 맨홀뚜껑이 열려 사람 등이 추락하는 안전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맨홀 내부에 추락방지시설도 설치하고 있다.
한편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힌남노는 타이완 타이베이 동남동쪽 약 350㎞ 부근 해상에서 시속 5㎞로 북서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35h㎩(헥토파스칼), 강풍반경은 360㎞이다. 중심최대풍속은 초속 49m로 ‘매우 강’ 단계다.
6일 경남 남해안 상륙 후 오후 3시에는 부산 북동쪽 약 180㎞ 해상으로 빠져나가나 여전히 강풍반경(400㎞)에 들 것으로 보인다. 중심기압은 955h㎩(헥토파스칼), 중심최대풍속은 초속 40m로 ‘강’ 단계다. 태풍 강도 ‘강’ 수준은 기차가 탈선할 정도의 위력이다.
기상청은 힌남노의 영향 시점 중심 기압을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상륙해 큰 피해를 입혔던 1995년 사라(SARAH·951.5hPa), 2003년 매미(MAEMI·954hPa)와 비슷한 940~950hPa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태풍의 국내 상륙은 지난해 8월 경남 고성 부근 해안으로 상륙했던 제12호 태풍 ‘오마이스’ 이후 1년 만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