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됐던 노동시장 둔화 징조
8월 미국 고용 속도가 일부 둔화됐지만 여전히 미국 노동시장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관측에 힘이 실렸다.
미 노동부는 2일(현지 시간) 8월 미국 고용이 31만5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의 52만6000명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8월 실업률은 3.7%로 전달의 3.5%보다 0.2%포인트 올라가 과열됐던 미국 노동시장이 일부 둔화 징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시장 참여율은 62.4%로 전달의 62.1%보다 올라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높아졌다.
미국 실업률이 소폭 올랐다 해도 3%대 실업률은 여전히 미 노동시장이 전례 없이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연준이 올해만 금리를 2.25%포인트 올렸는데도 노동시장이 여전히 강한 것으로 나타나 연준이 계속해서 금리 인상에 나설 여지가 커진 것이다.
뉴욕 증시는 노동시장 수요가 일부 둔화됐다는 점에서 상승세로 출발했다. 연준의 9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가능성이 낮아진 것 아니냐는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마이클 게이펀 뱅크오브어메리카 미국경제 수석 연구원은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연준이 인상 속도를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다만 실업률 소폭 증가가 연준의 강력한 금리 인상 기조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한 편이다. 선물 거래로 연준의 금리 인상 인상폭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전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투자자들은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64%로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앨런 러스킨 도이치 방크 수석국제전략담당은 “큰 그림은 이번 고용 지표가 연준이 시장을 바라보는 관점을 전혀 변화시키지 못할 것이란 점”이라며 “미국 경제, 특히 노동 시장은 상당히 회복력이 좋다. 월 30만 명 대 고용 증가는 굉장히 강한 수치”라고 분석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