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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2’ 알아서 움직이는 미래 가전제품 경험해 보니…

입력 | 2022-09-04 11:49:00

“모든 가전제품이 하나의 앱으로 움직이는 세상”
삼성전자가 공개한 가전의 미래







출장에서 돌아오는 아내를 위해 세탁기를 미리 돌린다. 칠면조 요리를 위해 오븐을 켜고 쿡탑과 후드를 가동한다. 세탁기는 독일 가전 브랜드 ‘브룬딕’, 오븐은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 제품이다. 서로 다른 두 제품을 운영할 때 사용한 애플리케이션(앱)은 삼성전자의 ‘스마트싱스’였다.

3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2’에서 최윤호 HCA(홈 커넥티비티 얼라이언스) 대표가 보여준 미래의 가전제품 이용 환경이다. HCA는 스마트홈 생태계 확대를 위해 삼성전자와 LG전자, GE, 하이얼, 일렉트로룩스, 아르첼릭 등 13개 글로벌 가전 기업이 모여 만든 비영리 단체다. 참여기업의 제품을 하나의 앱으로 연동해 이용하는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결성됐다.

삼성전자의 쿡탑과 후드가 가동되자 집안의 공조를 담당하는 아메리칸스탠다드의 공기 청정 기능이 자동으로 가동됐다. 요리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후드가 빨아들이는 것을 공조 장치가 감지하고 켜진 것이다. 디저트로 먹을 레몬타르트를 급속 냉각하기 위해 스마트싱스 앱으로 베스텔 냉장고의 ‘파워쿨링’을 가동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처럼 스마트싱스 앱으로 운영하는 가전제품의 작동 상황은 스마트폰 외에도 거실에 놓인 삼성전자 스마트TV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후드 온(On)’, ‘오븐 레디(Ready)’처럼 어느 제품이 작동되고 꺼져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게 했다.

HCA는 내년 상반기(1~6월)에 이처럼 HCA 회원사의 가전제품을 각 사가 운영 중인 어떤 앱으로도 모두 가동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일반 고객에게도 선보일 계획이다. 신제품이 아니더라도 기존에 각 사 앱에 연동된 구형 가전제품 역시 HCA 연동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제품 업그레이드 없이 앱 업데이트 만으로 서비스를 쓸 수 있게 해 초반에 가능한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다.

HCA 회원사들은 개발 회의 당시 사물인터넷(IoT) 서비스를 화려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각 담당자들의 엄마가 쓸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목표로 간단한 기능을 중심으로 가능한 빨리 서비스를 선보이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새로운 제품을 대상으로 하면 고객에게 공개하는 시점이 너무 늦어진다”며 “기존 제품까지 서비스 대상에 포함해 처음 선보이는 날 수백만 대의 기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전날 HCA 시연회에 참석해 “기존에 집에 있던 기기와 새 기기 모두 HCA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집안의 에너지 관리도 용이해져 지구의 지속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CA는 아직 회원사로 참여하지 않은 월풀과 파나소닉 등과도 회원사 참여를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HCA가 개발한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은 에어컨 인덕션 식기세척기 건조기 세탁기 로봇청소기 등 15개 제품군이다.


베를린=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