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대회 2R부터 전격 허용 PGA와 차별화 전략 보여줘
4일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가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4차 대회 2라운드 16번홀에서 반바지 차림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볼턴=AP 뉴시스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LIV)’가 대회 도중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출전 선수들의 반바지 착용을 허가했다.
LIV의 수장인 그레그 노먼(67·호주)은 3일(현지 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볼턴의 더 인터내셔널(파70)에서 열리고 있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4차 대회 1라운드가 끝난 뒤 자신의 SNS에 12초 분량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서 긴바지를 입고 등장한 노먼은 자신의 바지가 반바지로 바뀌는 장면과 함께 “2라운드부터 LIV에서 뛰는 선수들은 반바지를 입을 수 있다”고 알렸다. LIV 공식 SNS도 이 영상을 게시하며 ‘반바지가 공식적으로 허용됐다’고 발표했다.
LIV의 이런 조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의 차별화 전략이다. PGA투어 대회는 선수들이 반바지를 입고 경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여성 선수들은 스커트와 반바지를 입을 수 있고, 캐디 역시 1999년부터는 반바지 차림이 허용됐지만 남자 선수들에게는 엄격하게 제한돼 왔다. PGA투어에서는 그동안 반바지 착용에 대한 논의가 여러 차례 있었다. 하지만 2019년 2월부터 연습 라운드에서만 허용됐을 뿐 대회 공식 라운드에서는 지금도 허락되지 않는다. 골프의 전통적인 드레스코드를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LIV가 선수들의 반바지 차림 출전을 허용하면서 다시 한 번 “LIV는 PGA투어와는 다르다”는 메시지를 선수와 골프계에 보내려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