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가격 이하여만 해상운송 허용” 당초 12월 예정서 앞당길 가능성 러 이익 제한-인플레 압력 대응 취지 러 “동참 국가와 협조 않겠다” 반발
주요 7개국(G7)이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상한제 조기 시행에 합의했다. G7이 정한 가격 이하로만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여야 해상 운송이 가능토록 해 러시아가 원유 수출을 통해서 얻는 이익을 제한하고 주요국의 높은 물가 상승 압력에도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러시아는 즉각 독일로 가는 가스 공급 중단을 선언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7개국 재무장관은 2일 화상 회의 후 공동 성명에서 “가격상한제 시행을 위한 조처를 국가별로 긴급히 추진할 계획”이라며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제품을 특정 가격 이하에 구매할 때만 해상운송 서비스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당초 올 12월로 예정했던 상한제 도입 시기를 유럽연합(EU)의 6차 대러 제재 일정에 맞춰 앞당길 가능성도 거론했다. 이에 따라 G7이 조만간 첫 가격상한선 및 일정 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은 하루 뒤인 3일 독일을 통해 유럽으로 향하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 중단을 통보했다. 당초 지난달 31일∼이달 2일 3일간 노르트스트림1 정비를 마치고 가스 공급을 재개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뒤엎은 것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 역시 “가격상한제에 동참하는 국가와 협조하지 않겠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G7이 뜻을 모은다고 해도 최근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대폭 늘리고 있는 중국과 인도가 동참하지 않으면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정책 집행위원은 3일 미 CNBC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가 가격상한제 정책에 협조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그들이 도와야 할 것”이라고 두 나라를 압박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