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7억원 규모 27점… 일부 밀거래도 檢, 이번주 伊-이집트에 반환 예정 세계 5대 박물관… ‘약탈품 전시’ 비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미 검찰이 압수한 기원전 470년경 제작된 술잔. 약 120만 달러(약 16억4000만 원) 가치로 평가된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제공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약탈된 고대 그리스 로마 이집트 문화재를 전시했다가 검찰에 압수당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문화재 밀거래업자에게 직접 사들인 것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문화재들은 이번 주 이탈리아와 이집트로 돌아간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박물관, 러시아 예르미타시박물관, 대만 국립고궁박물관과 함께 세계 5대 박물관으로 꼽힌다.
3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 맨해튼지방검찰청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약 1300만 달러(약 177억 원) 규모의 약탈 문화재 27점을 압수했다. 맨해튼검찰은 원래 1년 이상 걸리던 반환 절차를 앞당겨 21점은 이탈리아에, 6점은 이집트에 이번 주 반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와 이집트는 반환 행사를 열기로 했다.
맨해튼검찰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약탈 문화재가 흘러들어갔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여 올 2월과 5월 이집트 문화재 6점을 압수했다. 7월에는 추가로 이탈리아 문화재 21점을 압수했다. 이 문화재들 중에는 기원전 3세기∼기원전 2세기 작품으로 추정되는 그리스 조각상, 기원전 470년경 그리스 아테네에서 제작된 테라코타(점토로 구운 토기) 술잔, 기원전 400년경 만들어진 그리스 여신 테라코타 조각상도 있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이탈리아 문화재 정보를 검찰을 통해 최근에야 알게 됐다”고 했지만 ‘출처도 검증하지 않고 약탈품을 사들여 전시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