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1시반경 10여대 들어가… 당분간 출입시간대 사전조율할듯 지난달 환경영향평가협의회 이어 부지 공여절차도 이달 마무리 방침 일부 주민 “야음에 기습 반입” 반발
사드 기지 시설공사 박차 지난달 18일 경북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발사대 주변에서 대형 트럭이 싣고 온 흙을 내리고 있다. 일요일인 4일 사드 기지에는 지난해 5월 기지 내 장병 생활관 리모델링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휴일에 공사 장비가 반입됐다. 정부와 군 당국이 본격적으로 기지 운용 정상화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성주=뉴스1
4일 새벽 경북 성주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로 공사 장비와 차량 등이 반입됐다. 앞서 정부와 군이 예고한 사드 기지에 대한 ‘상시 지상접근권’이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것이다. 지난달 말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평가협의회를 구성한 군은 사드 부지 공여 절차도 이달 중 마무리 짓는 등 기지 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상시 지상접근권’과 부지 공여, 일반환경영향평가는 사드 기지 운용 정상화의 3대 요건이다.
○ 휴일 새벽에 불도저 등 다수 차량·장비 반입
정부 당국에 따르면 4일 오전 1시 30분경 불도저와 유류차, 승합차 등 총 10여 대의 공사 장비·차량이 사드 기지로 들어갔다. 지난해 5월 기지 내 장병 생활관 리모델링 공사가 시작된 이후 휴일에 공사 장비가 반입된 것은 처음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다수의 경찰병력이 장비·차량의 이동로 좌우에 배치됐다.일부 주민들은 차량 소리를 듣고 달려나와 항의하기도 했다. 주민 김모 씨는 “반입시간이 10여 분밖에 되지 않았고 경찰도 곧 철수해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고 말했다. 사드철회소성리종합상황실은 “경찰과 국방부가 ‘주말 내엔 (반입) 작전이 없다’며 안심하라는 말을 했는데 야음을 틈타 기습적으로 들어갔다”고 비판했다. 앞서 3일 기지 입구인 진밭교에선 주민과 반대 단체 회원 1000여 명이 사드 기지 정상화 반대 집회를 열었다.
군은 “(사드) 기지에 대한 상시적인 지상접근권 확보를 위해 주한미군 및 경찰과 계속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4일을 기점으로 상시 지상접근권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반대 단체와 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당분간은 ‘무제한 출입’보다는 주한미군이 원하는 시간대에 출입할 수 있도록 사전 조율을 거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이달 중 부지 공여 마무리 등 기지 정상화 박차
2017년 4월 사드 1개 포대가 성주에 임시 배치된 이후 반대 단체·시민들이 진입로를 막아서면서 공사용 자재나 장병 부식 등 물자 보급에 차질을 빚어왔다. 물자 반입 때마다 시위가 벌어져 경찰과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지기도 했다.윤석열 정부는 올 6월부터 차량을 이용한 물자 반입횟수를 기존 주 2, 3회에서 주 5회로 늘린 데 이어 8월 말까지 주 7회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군은 지난달 말 일반환경영향평가를 위한 평가협의회도 구성해 내년 3월까지 관련 절차를 미칠 예정이다. 이 평가가 끝나야 기지 보강·증축공사가 가능한다. 또 주한미군에 부지를 추가로 공여하는 절차도 이달 중 마무리할 방침이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성주=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