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힌남노’ 내일 상륙] 주민 11만여명에 피난 지시 고령자들 강풍에 넘어져 부상
태풍 ‘힌남노’, 日오키나와 지나 한반도로 4일 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몰아치는 강풍에 시민들이 나무를 붙잡은 채 버티고 있다. 이날 고령자 여러 명이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져 머리와 팔 등을 다쳤다. 나하=AP 뉴시스
11호 태풍 힌남노가 할퀴고 간 일본 오키나와현에서는 피해가 속출했다. 섬 지역 공항 대부분이 폐쇄되고 항공편 수백 편이 결항했다. 대규모 정전 사태로 인한 피해도 잇따랐다. 고령자들은 강풍에 넘어져 머리를 다치고 가로수, 도로 표지판 등이 쓰러져 차량 통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주민 11만여 명에게 피난 지시가 내려졌다.
일본 언론은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40∼60m에 달하는 강풍에 달리는 트럭이 넘어지거나 주택이 붕괴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은 4일 힌남노가 오키나와 본섬과 대만 사이를 통과해 한반도로 접근하고 있다고 밝혔다.
NHK방송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나하공항을 비롯한 각 공항에서 항공편 276편이 결항했다. 오키나와 본섬 이외의 작은 섬들을 잇는 항공편은 운항이 모두 중단됐다. 11일 치르는 오키나와현 지사 선거 사전투표소도 일부 폐쇄됐다.
부상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이날 오키나와 나하시에서 60대 여성이 강풍에 넘어져 머리와 팔꿈치를 다쳤다. 전날에는 70대 여성, 80대 남성이 역시 강풍에 넘어져 팔과 머리를 다쳤다. 오키나와 서쪽 이시가키섬에서는 4일 망고 재배 비닐하우스 철골이 무너져 망고나무들이 상했다. 미야코섬에서는 높이 10m의 가로수가 쓰러지고 창고 함석지붕이 바람에 날려 전깃줄을 덮쳤다. 이 섬 국도에는 도로 표지판이 강풍으로 쓰러져 통행이 금지됐다. 오키나와 본섬 기노완시에서는 높이 2.5m, 길이 12m 담장이 무너졌고 나하시에서는 차량 유리창이 바람에 날린 벽돌에 맞아 깨졌다.
이날 오전 8시 미야코 공항에서 초속 40.1m 강풍이 관측된 것을 비롯해 이시가키섬 초속 37.9m, 구메지마공항에서 초속 35m의 강풍이 관측됐다. 오키나와 본섬 북쪽 구니가미무라에서는 시간당 61.5mm, 미야코섬에서는 53mm의 폭우가 내렸다. 오키나와 기상대는 5일까지 시간당 최대 50mm, 하루 150mm 안팎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