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설리번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가 사임과 함께 퇴임할 예정이라고 AP통신과 CNN, 워싱턴포스트 등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러시아 미국대사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존 설리번 주러미국대사가 특사 임기를 마치고 오늘 모스크바를 떠났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지난 수십 년 간 볼 수 없었던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긴장이 고조된 민감한 시기에 대사직을 그만 둔 것이다.
그는 주러미국대사직에서 물러나는 동시에 국무부 차관보, 법무부 국방부 상무부 고위직 등 40년 간 5명의 미국 대통령과 함께 일했던 공직에서 은퇴할 예정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설리번의 퇴장은 갑작스러웠고, 그의 은퇴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없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설리번 대사의 출국은 다른 미국 대사들처럼 통상적인 기간에 도달했기 때문에 올 가을로 예상되었으나, 가족의 메디컬 이슈(medical issue)로 인해 (시기가)빨라진 것이라고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2019년 12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주러미국대사로 임명돼 2년 반 넘게 재임했으며 바이든 대통령은 그에게 잔류를 요청했다.
설리번 대사가 재임하는 동안 러시아와 미국, 그리고 러시아와 서방 세계의 관계는 냉전이 끝난 이후 최악으로 치달았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략할 계획이라고 몇 달 동안 경고했지만, 푸틴은 주저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두려움까지 불러일으켰다.
익명을 요구한 미 국무부 관리는 워싱턴포스트에 설리번 대사의 사임 소식을 확인해주면서 “설리번 대사의 (모스크바)출국은 계획된 것이며 정상적인 외교 교대의 일환”이라며 “그는 전례 없는 시기에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국 관계 중 하나를 관리하면서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로 재직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크렘린궁의 공격적인 전쟁을 계속 비난하고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하겠다는 우리의 약속을 확고히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주러미국대사관은 후임자가 부임할 때까지 엘리자베스 루드 대리대사가 담당 업무를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달, 루드 대사대리는 투르크메니스탄 주재 미국 대사로 지명되었고 현재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다.
백악관 관계자는 “노련하고 직업적인 외교관인 설리번은 트럼프에 의해 지명되었지만 러시아와의 긴장된 관계와 미국 상원을 통한 대사 지명 이동의 어려움을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계속 머물 것을 요청받았다”며 “바이든의 많은 지명자들이 자리를 잡으려면 수개월, 경우에 따라서는 1년이 훨씬 넘게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