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순 우기로 대홍수를 맞이한 파키스탄에서 4일(현지시간) 당국이 아시아 최대 담수호의 제방에 구멍을 뚫었다. 이로 인해 10만명이 거주지에서 대피하게 됐지만 보다 인구가 밀집한 지역에서의 추가 홍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동부 신드주 다두 지역에 위치한 만차르 호수가 위험 수위에 근접하면서 제방 유실 등 2차 홍수 피해 우려가 제기됐다. 만차르호는 인더스강 서쪽에 위치한 파키스탄에서 가장 큰 담수호이자 아시아 최대 호수로 알려졌다.
잼 칸 쇼로 파키스탄 관개부 장관은 이날 “물 저장용으로 사용되는 만차르호가 이미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며 “압력이 높아지면서 신드주 남부 일대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 당국은 제방 작업을 위해 호수 인근 잠쇼로와 다두 지역 주민 약 10만명에게 피난을 촉구했다. 쇼로 장관은 “더 큰 인구 밀집 지역을 구하고 심각한 수해를 입은 다른 지역 수위를 줄이는 데에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방에 구멍을 뚫음으로써 우리는 다두 지역의 세환 마을을 구하고자 한다”며 “제방 작업으로 인근 조히와 메하르 마을의 수위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피난 대상자 가운데 실제 대피할 인원이 얼마나 될지는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에 따르면 홍수 피난민 가운데 일부는 임시 대피시설의 생활 여건에 불만을 느끼고 있는가 하면 다른 일부는 자기 소유의 거주지를 버리고 떠나는 것을 원치 않아서다.
한편 올여름 기록적인 몬순 우기에 따른 대홍수와 북부 산지 빙하가 녹으면서 파키스탄은 국토 3분의 1이 물에 잠기는 통에 최소 3300만명이 피해를 입었고 어린이 453명을 포함해 1290명이 사망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