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에미 시상식에서 벌써 4관왕에 올랐다. 아직 작품·감독·남녀주조연상 등 주요 부문은 시상을 하지 않은 시점에서 거둔 성과다. 수상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점쳐진 기술 부문에서 ‘오징어 게임’이 예상 밖 선전을 펼치자 황동혁 감독을 비롯해 배우 이정재·정호연 등이 올라 있는 연출·연기 부문에서도 수상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징어 게임’은 4일(현지 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마이크로소프트시어터에서 열린 제74회 크리에이티브 아트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Creative Arts Primetime Emmy Awards)에서 여우단역·특수효과·미술·스턴트퍼포먼스상을 받았다. 앞서 미술상은 수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나머지 3개 부문에선 수상 확률이 낮다고 관측됐다. 그야말로 이변이 벌어진 것이다.
이날 시상식은 에미 시상식 둘째날이었다. 이 행사는 시상 부문이 워낙 많아 사흘에 걸쳐 치러진다. 3일과 4일엔 ‘크리에이티브 아트’라는 이름을 더해 주로 기술 부문 상을 주고, 오는 12일에는 ‘프라임타임 에미 시상식’이라는 제목으로 주요 부문 시상을 진행한다. 국내외 언론은 ‘오징어 게임’이 남녀주조연상 등에서 수상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를 하면서도 기술 부문에서는 상을 받은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봤다. 하지만 ‘오징어 게임’이 시상식 둘째날에 예상치 못한 성과를 내면서 주요 부문에서도 상을 받을 가능성이 올라간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앙초 이정재 외에는 수상 가능성이 아주 높지는 않다는 시각이 많았지만, 예상 밖 결과가 나온 기술 부문을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 됐다. 이미 오영수와 정호연은 각각 골든글로브와 미국배우조합(SAG)에서 이변을 만들어내며 남우조연상과 여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물론 남우조연상을 ‘석세션’의 키에란 컬킨이, 여우조연상은 ‘베터 콜 사울’의 레이 시혼이 유력하다고 본다. 그러나 현지 매체들은 오영수가 골든글로브에서 상을 받았다는 건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성과라고 보고 있으며, 정호연을 “‘오징어 게임’의 심장이자 영혼”이라며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지금껏 수상은 못했지만, 박해수 역시 뛰어난 연기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유미처럼 깜짝 수상을 할 수도 있다.
연기상 뿐만 아니라 작품·감독·극본상을 받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물론 ‘석세션’ ‘오자크’ ‘세브란스:단절’ 등 완성도가 매우 높은 작품과 경합해야 하지만 지난해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에 일으킨 신드롬과 같은 인기를 고려한다면 이 중 하나 정도는 품에 안을 수도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