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News1
5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News1
5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을 찾은 고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 News1
“명절에는 건어물을 택배로 받겠다는 분들이 많은데…오늘 전화 주문이 안 들어오네요.”
광장시장에서 건어물 가게를 하는 상인 A씨(50대)는 태풍 힌남노로 택배배송 전화 주문이 끊겼다고 토로했다.
그는 진열된 건어물을 공연히 들었다 놨다 하며 “태풍으로 부산, 제주 배송건은 주문을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불어닥친 태풍이 추석 특수를 앗아갔다며 우는소리를 했다.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 내부는 구역별로 상반된 분위기를 나타냈다. 빈대떡, 떡볶이 등 음식을 파는 골목은 내·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지만 건어물, 떡 등 식료품을 파는 코너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다.
북1문 초입에 있는 떡집 주인은 빠르게 지나가는 고객들의 발걸음을 붙들어보려 가게 밖으로 나와 호객행위를 했다. 폐백음식전문 가게 주인은 연신 “강정 보고 가세요”라며 상품을 흔들어 보였다.
인근의 건어물가게 상황도 비슷했다. 주인이 골목까지 나와 “둘러보고 가세요”라고 홍보했다. 이 가게 주인은 “오늘 소매 손님이 한명도 없다”며 “그나마 단골 고객들은 전화로 주문을 해주시는데 태풍이 심해서 부산, 제주로 가는 택배 주문건은 받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내 손님이 없었기는 했지만 (추석이라 많이) 오나 하고 기대했다”며 “우리 시장은 지난 폭우 때도 피해는 없었지만 일단 뉴스에서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손님들이 안 오신다”고 했다.
태풍이 문제가 아니라는 상인들도 있었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시장을 찾는 고객이 점점 줄고 있다는 호소도 나왔다.
같은 시장에서 식료품점을 하는 상인 B씨는 “태풍이 문제가 아니다 물가가 비싸니까 손님이 없다”며 “도매가격이 많이 올랐는데 그렇다고 우리는 소매가를 많이 올릴 수가 없다. 단골들이 오셔서 ‘어제는 얼마에 샀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비싸냐’고 하신다”고 말했다.
과일가게 주인 C씨도 “태풍으로 손님이 안 오는 것도 문제지만 이렇게 한번 휩쓸고가면 도매가가 또 오른다”며 “장사는 오늘이 아니라 계속 안된지가 꽤 됐다”고 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중 채소류 가격은 전년 대비 27.9% 상승했다. 지난달 전국적 폭염에 이어 수도권과 강원,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농작물 수급에 차질을 빚은 영향이다.
문제는 태풍 등 영향으로 이달 채소가격 전망도 불투명하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주 136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에 따른 수입 물가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편 이영 장관은 이날 광장시장을 찾아 “지난 8월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전통시장 대다수가 추석 전에 복구를 완료했다”며 “다시 한번 피해 상인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며 하루빨리 정상적으로 영업할 수 있도록 지원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