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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인도 점거’…태풍에 상가 유리창 지켜준 덤프트럭들

입력 | 2022-09-06 10:55:00

온라인 커뮤니티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은 제주에서 덤프트럭들이 상가 유리창 앞에 바짝 주차해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준 모습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주도 덤프트럭 근황’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덤프트럭이 인도로 올라와 건물 앞에 주차한 사진을 여러 장 게시하며 “일 못해서 바람막이 해주는 중”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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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보면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2층짜리 건물 앞에 1층 높이의 트럭이 주차돼있다. 건물 앞을 완전히 가로막은 모습이다. 또 다른 사진에서도 집채만 한 트럭이 프랜차이즈 치킨 가게와 햄버거 가게 앞 유리창에 바짝 붙어 주차했다.

일각에선 강풍으로 가게 전면 유리가 깨질 것을 우려한 차주들이 일부러 이같이 주차해준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왔다. 누리꾼들은 “비상시에는 이렇게 주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런 묘수가 있었다”, “진정한 바람막이 효과”, “무개념으로 인도에 주차한 줄 알았는데 개념 넘치는 착한 일 사진이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칭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또 다른 누리꾼은 “예전에 태풍 왔을 때 경기도에서 비닐하우스를 막아줬던 덤프트럭들이 생각난다”고 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했던 2019년 9월 경기 시흥에서 바람에 취약한 화훼단지 비닐하우스를 덤프트럭들이 둘러싸 피해 사고를 막은 바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힌남노는 순간 최대 풍속 47m로 5일 오후 11시 제주도를 가장 가깝게 지났다. 강풍에 야자수가 뿌리째 뽑히거나 정박 중이던 어선이 전복되고 차량이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6일 오전 11시 기준 힌남노의 영향권에서 차차 벗어나고 있는 제주는 산지를 중심으로 시간당 1㎜ 안팎의 약한 비가 내리고 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 제주에 비가 내리고 오후부터는 차차 맑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제13호 태풍 ‘링링’이 한반도를 강타한 2019년 9월 7일 경기 시흥시 신천동 화훼도매단지 내 비닐하우스를 시흥건설기계협회 소속 덤프트럭 25대가 둘러싸 거센 바람을 막고 있다. (시흥시 제공) 뉴스1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