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전 국무장관 미 CBS 인터뷰 “결혼 생활 유지가 대권 도전보다 어려워”
1997년 12월 영부인이던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오른쪽)이 롤랑 메스니에 백악관 셰프(가운데)가 만든 크리스마스 기념 진저브레드 과자집을 보며 담소하고 있다. 역시 바지 정장을 입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2016년 미국 사상 첫 여성 대선 후보이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75)이 평소 바지 정장을 고집하게 된 사연을 밝혔다. 영부인 시절 찍힌 사진 때문에 치마를 포기하게 됐다는 것.
5일(현지 시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시의 트레이드마크인 '바지 정장'를 입게 된 것은 1995년 10월 브라질 국빈 방문 당시 찍힌 사진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치마 정장을 입고 있던) 나는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취재진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대기 시작했어요. 다리를 모으고 있었다고 생각했지요. 다만 그들의 촬영 방식은 다소 선정적이었어요."
이날 촬영된 사진 일부는 그해 브라질 속옷 회사가 '란제리 영부인' 같은 선정적문구와 함께 잡지 광고에 사용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그 이후로 사진기자들이 계속 날 밑에서 찍는 듯한 경험을 했다.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바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뒷줄 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빌 클린턴 전 대통령(뒷줄 오른쪽에서 네 번째)과 함께 유대교 명절 '하누카'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 출처 힐러리 클린턴 페이스북.
그는 이어 자신의 가장 배짱 좋은(gutsy) 경험으로 과거 성(性) 스캔들 빠진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과 결혼 생활을 유지한 것을 꼽았다.
"대통령직에 도전하는 것보다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었어요. 한번도 만난 적 없는 사람들조차 (남편의) 사건에 대해 확고한 견해를 보였고 모든 결정은 공개될 수밖에 없었죠. 수도 없는 기도가 필요했습니다다."
다만 그는 "이후 후회는 없다. 오직 나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배짱 좋은 여성'을 주제로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클린턴 전 장관은 "배짱 좋은 여성이란 자신의 삶을 최대한 활용할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이끌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 재능 끈기를 활용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클린턴 전 장관과 딸 첼시는 지난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에 공개된 용감한 여성을 다룬 다큐멘터리 '배짱(gutsy)'에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