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수업 일부 차질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서울 도심 하늘이 파랗게 개어 있다. 뉴시스
태풍 ‘힌남노’의 한반도 상륙으로 인해 6일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않거나 원격수업을 듣는 상황이 전국에서 벌어졌다. 태풍 영향이 적었던 지역에서는 전면 등교중단 결정이 성급했던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원격수업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던 지역도 발생했다.
서울에선 태풍 피해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6일 모든 유치원과 초등학교 휴교를 결정한 서울시교육청의 결정을 두고 학부모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계속됐다. 특히 아이를 맞길 곳이 없는 맞벌이 가정에서 불만 목소리가 컸다.
서울 성동구의 한 학부모는 “휴가를 낼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돌봄교실에 보냈다”며 “서울은 휴교 여부를 6일 아침에 결정했어도 되지 않았나 싶다”고 아쉬워했다. 실제 서울은 이날 오전부터 태풍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햇빛이 비치는 날씨가 시작됐다. 서울에서 태풍으로 인해 학교 휴업을 한 것은 2012년 태풍 ‘볼라벤’ 이후 이번이 10년 만이다.
서울 양천구 A중은 이날 예정된 전교생 진로체험학습을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EBS 온라인클래스로 출석 확인과 아침 조회를 진행하고, 오전 시간 중에 학생들이 개별로 온라인 진로체험학습 과제를 해 점심 시간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학교 학부모는 “체험학습을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니 황당하다”며 “이 날씨였다면 예정대로 반별로 야외 활동을 하는 게 훨씬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전이 우선”이라며 이번 결정이 혹시 모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반론도 나온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김모 씨는 “경북, 경남은 피해를 많이 입었는데 수도권은 태풍 영향이 적어 천만 다행”이라며 “불안해하는 것보다는 학생 안전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6일 휴업은 각 교육지원청의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5일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원격수업을 한 시도에선 접속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벌어졌다. 6일 광주에서는 오전 8시 30분에서 9시 30분 사이에 e학습터 접속이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벌어졌다. 광주는 이날 초등학교와 중학교 411곳 전체가 원격 수업을 진행했다. 한 학부모는 “회사에 있는데 초5 딸이 로그인이 안된다면서 급하게 전화가 와서 들어가 보니 아예 접속이 안 됐다”고 말했다.
전북, 대구 등 전면 원격 수업을 진행한 다른 지역에서도 e학습터 접속이 지연된 사례들이 발생했다. 전북 군산에 거주하는 학부모는 “접속 못한 아이들이 없다 보니 담임 선생님이 오전 중으로 접속하기만 하면 출석을 인정 해 준다고 했다”고 전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동시간에 학생들이 몰리다 보니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오전 11시 현재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