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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에 막힌 러, 北서 포탄-로켓 수백만발 구매”

입력 | 2022-09-07 03:00:00

NYT “이란 등 서방 적대국과 협력”
무기거래 北-러 모두 유엔제재 위반
자포리자 원자로, 포격에 일시 단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의 강력한 제재로 군사물자 조달이 어려워지자 북한에서 포탄과 로켓 수백만 발을 사들이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5일 보도했다.

NYT는 미 정보 당국을 통해 확인한 정보라며 러시아가 북한에서 사들인 무기의 종류, 액수, 수송 시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러시아가 북한, 이란 등 미국에 적대적인 나라와 협력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났다고 전했다. 만약 러시아가 실제로 북한에서 무기를 사들였다면 두 나라 모두 유엔 제재를 위반한 것이 된다. 익명의 미 정부 관계자는 AP통신에 “(러시아가 북한에서 군사물자를 조달하려는 것은) 수출 통제와 제재 때문에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심각한 공급 부족을 겪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적극 옹호해 왔다. 7월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내 친러 세력이 설립한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한스크인민공화국(LPR)’을 공식 국가로도 인정했다. 외화 벌이를 위해 두 지역에 건설 노동자를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으며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에서는 5일에도 포격이 발생해 원자로 일부가 외부와 전력을 주고받을 수 있는 전력망에서 분리됐다. 우크라이나 원전회사 에네르고아톰은 이날 “원전 인근 포격에 따른 화재로 원자로 6호기가 전력망에서 분리됐다”며 전력체계의 핵심인 자포리자 원전과 화력발전소를 연결하는 마지막 전력선이 단절됐다고 밝혔다.

6호기는 이 원전 내 원자로 6기 중 마지막까지 운영됐다. 앞서 3일 원전 단지 인근 포격 등을 이유로 5호기가 전력망에서 차단된 후 최소 전력 생산을 위해 6호기만 운영돼 왔다.

원자로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원자로 냉각을 위한 냉각수 순환에 차질을 빚어 원자로 ‘노심 용융’(원자로에 냉각수 순환이 되지 않아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사고) 같은 핵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의 도발로 자포리자 원전이 방사능 재앙에서 한 발짝 거리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