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의 전국투어 내달 서울서 시작 12월엔 전주 대전 대구 등 공연 ‘깨달음 준 詩’ 신곡 4곡도 발표
데뷔 전 25년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던 장사익은 “그땐 세월을 버린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면 다 배움의 시간이었다. 무료함을 달래려 노래교실도 다니고 악기도 배웠다”고 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장사익의 전국투어 ‘소리판’이 다음 달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다. 1994년 이후 2년마다 전국투어에 나섰지만 최근 4년간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했던 공연이다. 서울 공연 이후 12월엔 전주 대전 대구 등 전국을 돌며 공연한다. ‘소리판’ 복귀를 앞둔 그를 5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자택에서 만났다.
―공연 주제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어떤 의미인가.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이번 공연에선 ‘우화의 강’과 서정춘 시인의 ‘11월처럼’, 허형만의 ‘구두’, 한상호의 ‘뒷짐’에 운율을 더한 신곡 4곡을 발표한다.
“나이를 먹은 내게 깨달음을 줬던 시들이다. 젊을 땐 ‘하이C’(피아노의 일곱 번째 옥타브 ‘도’)까지 올라갔는데 이젠 키를 낮춰 부른다. 소리도 예전만 못하다. 그런데 서럽진 않다. 분수를 모르면 푼수라는 말처럼 나이에 맞춰 살면 된다.”
―2016년엔 성대결절 진단을 받았다.
“처음엔 사형 선고처럼 여겼다. 노래하는 사람인데 높은 소리가 안 나고 갈라지니…. 수술하면 1년간 노래 못 한다고 해서 고민했지만 ‘고쳐서 튼튼하게 오래가라는 뜻이 아닐까’라고 마음을 바꿨다. 두 번의 수술을 거쳤고 지금은 회복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회복 후엔 보란 듯이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서 애국가를 불렀다.
불혹을 지나 처음 무대에 서기까지 장사익은 도무지 정착을 몰랐던 사람이었다. 보험회사, 무역회사, 카센터 등 25년간 무려 15곳의 회사를 옮겨 다녔다. 그러다 1992년 회사를 관두고 태평소 연주자가 되겠다며 전국을 돌며 공연을 열었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피아니스트 임동창을 만났고, 그의 반주에 노래를 불렀는데 합이 잘 맞았다. 이를 계기로 두 사람은 신촌의 소극장에서 이틀간 공연을 올렸다. 100석 규모의 소극장에 이틀간 800명의 관객이 찾았다.
“임동창이 ‘형! 세상에 한번 나갑시다’라고 했을 때 ‘내 나이 마흔 다섯인데 무슨 소리냐’고 대꾸했다.(웃음) 하지만 임동창의 응원에 힘입어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국을 돌며 노래한다. 정체성 없고 이도 저도 아닌 나지만 (대중이 내게) 소리꾼이라 불러준다. ‘진짜 소리꾼처럼 제대로 하라’는 의미 아니겠나. 감사할 따름이다.” 4만∼15만 원.
이지훈 기자 easyh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