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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대통령, 50년 만에 뮌헨올림픽 ‘이스라엘 테러’ 사과

입력 | 2022-09-07 07:43:00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의해 학살된 이스라엘 올림픽 선수단 가족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독일의 지도자가 이스라엘 올림픽선수단의 희생에 대해 공식 사과한 것은 50년 만에 처음이다.

독일공영방송 도이체벨레 등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뮌헨 인근 퓌르스텐펠트브루크 공군기지에서 열린 이스라엘인 11명이 사망한 뮌헨올림픽 테러 50주년 추모식에 참석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우리는 일어난 일을 만회할 수 없다. 우리는 여러분이 경험하고 겪었던 방해와 무지와 불의를 만회할 수 없다”며 “부끄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 나라의 국가 원수로서, 그리고 독일 연방 공화국의 이름으로, 뮌헨 올림픽에서 이스라엘 선수들에 대한 비참할 정도로 부적절한 보호와 그 이후의 비참할 정도로 불충분한 조사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사과했다.

이어 “나는 독일의 책임을 인정할 의무와 필요성이 있다”며 “오늘 하루의 결과가 여러분과 여러분의 가족들이 고통 속에서 제대로 보고 듣고, 우리의 책임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72년 9월5일, 8명의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들이 올림픽 선수촌에 있는 이스라엘 팀의 아파트를 습격했다. ‘검은 9월단’ 무장세력은 이스라엘인 선수 2명을 사살하고 추가로 9명의 이스라엘인을 인질로 잡았다.

서독 경찰의 서투른 대응으로 인질 9명 전원이 사망했으며 인질범 5명과 경찰관 1명이 사망했다. 이 사건은 홀로코스트가 일어난 지 불과 27년 만이자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이후 독일에서 열린 첫 번째 주요 국제 스포츠 행사로서 독일과 이스라엘 사이에 깊은 균열을 야기했다.

서독은 이 올림픽이 독일에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랐지만, 경찰과 독일 보안당국의 행동은 혹독한 비판을 받았고 이스라엘에서 분노를 일으켰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그 (뮌헨)올림픽은 1936년 나치가 운영하는 베를린 올림픽과 대척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홀로코스트의 생존자들도 포함돼 올림픽에 참여했다는 사실은 독일의 새로운 얼굴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이었지만 주최국으로서 테러 사건을 막지 못해 실패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이 추모식의 슬프고 고통스러운 진실의 본질은 우리가 좋은 주최자가 되고 싶었지만 이스라엘 선수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독일에 둔 신뢰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라며 “그들은 안전하지 않았다. 그들은 보호받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테러리스트들에게 고문당하고 죽임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에게 “용감하고 역사적인 연설”이라고 칭찬했다.

헤르초그 대통령은 “반세기 후, 그것은 희생자들, 가족들, 그리고 역사 자체를 위한 도덕과 정의의 중요한 단계를 나타낸다”고 평가했다.

독일 대통령과 별도로 디터 라이터 뮌헨 시장은 5일 올림픽 선수촌에서 열린 별도의 행사에서 올림픽 주최 측의 “순간적인 실수”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그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공격 이후 인류가 요구했던 실수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지난 과오를 인정했다.

힐리 트로퍼 이스라엘 체육부 장관은 “인질들이 냉혹하게 살해됐으며 올림픽이 계획대로 진행됐다는 것은 피로 물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