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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 떠내려간 풀빌라…“부친 자부심 담겨, 부실공사 아냐”

입력 | 2022-09-07 09:30:00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의 한 풀빌라가 물에 떠내려가 있다.(SNS 캡처)2022.9.6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은 포항에서 풀빌라가 통째로 물에 떠내려간 사진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풀빌라 주인은 “아버지께서 노후를 위해 자부심을 담아 지은 집이었다”며 허망한 마음을 전했다.

태풍이 한반도를 휩쓸고 지나간 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에 있던 풀빌라(수영장 빌라) 한 동이 통째로 지반과 함께 하천에 잠긴 사진이 공유됐다.


지난해 4월 오픈한 이 풀빌라는 ‘숲 조망’과 개별 수영장 등이 갖춰 있어 인기가 많은 곳으로 알려졌다.

누리꾼들은 “무슨 날벼락이냐”, “주인 억장 무너지겠다”며 안타까워했다.

이후 풀빌라 운영자라고 밝힌 A 씨는 SNS에 직접 글을 올려 “20년 넘게 건설업에 종사하신 아버지께서 마지막 노후를 위해 직접 지으신 펜션”이라고 사연을 밝혔다.

그는 “사진에 보이는 무너진 건물뿐 아니라 그 앞에 있던 주차장 부지까지 약 30m 가까이 지반이 침식됐다”며 “이것은 부실공사가 아닌 상류 오어저수지에서 물이 방류돼 위쪽 도로와 제반시설들이 무너지면서 그 토사와 나무들이 떠밀려 지반을 침식시켰기 때문”이라고 원인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코 건축상의 부실공사는 아니며, 오히려 새로 지은 해당 건물이 튼튼하게 지어져 범람하는 토사를 버텨주었기에 뒤에 남은 나머지 건물이 무사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A 씨는 “비록 건물이 무너져 저희는 파산할지도 모르지만, 짓지 않았다면 (다른 건물에)인명피해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아버지께서는 ‘우리 집은 망했어도 덕분에 한 명도 죽지 않고 살았다’고 하셨다”고 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저희 가족 아픔에 공감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하다”며 태풍이 지나간 후 해당 건물을 바라보고 있는 부모의 뒷모습 사진을 올렸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