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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자포리자 원전 연료·폐기물 시설 ‘손상’…방사능 누출은 없어”

입력 | 2022-09-07 12:55:00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사찰 결과를 발표했다.

AP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 대한 현장조사 보고서를 통해 핵연료를 수용하는 건물과 방사성 폐기물을 저장하는 시설이 어느 정도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여기에 원자로가 있는 건물 부근에서도 파손 사실을 확인했다고 IAEA는 소개했다.

IAEA는 52쪽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전하면서 군사적 행동에 의한 물리적 손상에서 생기는 원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긴급 대책이 당장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IAEA는 사찰하는 과정에서 자포리자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의 누출이나 확산으로 이어질 징후를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IAEA 전문가팀은 지난 1일 자포리자 원전에 도착해 사찰한 내용을 정리해 보고서에 담았다.

조사는 자포리자 원전 시스템의 기능 상황과 직원의 안전 등 7가지 측면에서 집중적으로 진행했다.

사찰단과 함께 자포리자 원전을 직접 찾은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사찰 내용을 6일 중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고했다.

전문가팀은 러시아의 공격 등으로 인해 손상된 원전시설 여러 곳을 확인했다. 핵연료를 보관하는 건물 등 외에 석유탱크와 방사능을 감시하는 시스템이 있는 컨테이너 등도 피해가 발생한 사실을 체크했다.

보고서는 일부 파손 시설에 대한 복구작업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원전사고를 방지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직원 등의 안전을 확보한 원자력 안전·보호 지대를 설정하는 것이 긴급조치의 일환이라고 제시했다.

IAEA는 “자포리자 원전의 안전을 위한 협의를 즉각적으로 개시할 준비가 돼있다”며 러시아 등에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자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방사성 물질의 유출 조짐이 현재로선 보이지 않는다고 했지만 IAEA는 자포리자 원전의 상황에 “여전히 강한 우려를 안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러시아군의 감시하에 자포리자 원전을 운용하는 우크라이나인 직원이 극심한 스트레스와 중압감에 시달린다고 지적하면서 “이런 상태는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원전 안전에 영향을 끼치는 인적 실수의 증가로 이어질 위험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자포리자 원전 부지의 여러 곳에 러시아군 병력과 차량, 장비가 배치된 사실을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IAEA는 원전 안전성과 직원의 노동환경 등을 조사한 전문가 4명이 자포리자 원전에서 벌써 철수했고 나머지 2명이 원전에 상주한 채 감시를 계속한다고 설명했다.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6일 트위터에 “상황을 안정시키고 보고하기 위해 IAEA는 자포리자 원전에 머문다”는 글을 올렸다.

유럽 최대급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의 공격 등으로 가동해온 원자로 2기 가운데 5호기를 멈췄다.

5일에는 남은 6호기도 외부 전원이 끊기면서 전력망에서 분리됐다. 러시아군의 포격에 따른 화재가 원인이다.

그래도 원자로 냉각용 전력은 원전 내에서 공급되고 있다고 한다. IAEA는 우크라이나 측에서 진화가 끝나면 자포리자 원전이 송전망에 재차 접속된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5일 밤 연설에서 “자포리자 원전은 방사능 재앙이 일어나기 직전에 있다”며 러시아군의 행위를 맹비난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