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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일만 했는데”…포항 지하주차장서 함께 숨진 노부부

입력 | 2022-09-07 15:24:00

소방대원들과 해병대 특수수색대가 7일 경북 포항 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뉴시스


제11호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의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침수돼 7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희생자 중 평생 성실히 일해왔던 노부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7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까지 포항시 남구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견된 사망자는 7명으로, 이중 남모 씨(71)와 권모 씨(65)는 부부 사이로 알려졌다.

해당 아파트 주민 A 씨는 “평생 일만 하다 숨진 노부부를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남 씨 할아버지는 평생 굴착기 일을 했고 권 씨는 직장생활을 했는데 최근에는 종일 봉사활동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이어 “부부는 슬하에 아들과 딸을 하나씩 뒀는데 모두 출가해 부부가 일을 하지 않아도 됐다”며 “그런데도 손에서 일을 놓지 않을 정도로 부지런하고 성실했다”고 말했다.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부부의 빈소는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영정 사진 속 부부는 다정한 모습으로 앞쪽을 쳐다보고 있다. 아들은 한 문상객을 끌어안고 “엄마가 물에서 나오는 모습을 봤다”며 통곡하다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남 씨와 권 씨는 전날 오전 ‘지하주차장의 차량을 이동하라’는 안내 방송을 듣고 함께 지하로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부는 오래전부터 해당 아파트에 살았던 만큼 주차장이 침수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을 것이라고 문상객들은 전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