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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10명 목숨 앗아간 ‘힌남노’ 이름 지운다…내년 2월 제명

입력 | 2022-09-07 16:49:00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6일 오전 경부고속도로 경주나들목 요금소 인근 경주시 율동이 침수돼 20여 가구를 비롯해 과수원과 비닐하우스 등이 물에 잠긴 가운데 불어난 물에 놀라 지붕 위로 대피한 개 한 마리가 떨고 있다. 2022.9.6/뉴스1


우리나라 남부 지방을 휩쓸고 6일 오후 소멸한 제11호 태풍 ‘힌남노’ 이름을 앞으로 볼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 태풍은 내년 2월 중국에서 열릴 태풍위원회 총회를 통해 제명될 예정이다. 힌남노를 대체할 태풍명은 2024년께 공개된다.

7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기상청은 최소 10명의 사망자와 1000억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낸 힌남노에 대한 제명안을 태풍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태풍 이름은 태풍위원회를 통해 14개 회원국이 공동 결정한다. 태풍위원회는 유엔(UN) 아시아태평양경제사회위원회(ESCAP)와 세계기상기구(WMO)가 공동 주관한다.

태풍 이름은 태풍 영향으로 인적·물적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 국가의 신청을 받아 교체한다.

기상청은 내년 2월말 중국 마카오에서 열릴 예정인 태풍위원회 총회 준비 과정에서 힌남노 제명 안건을 검토해 총회 대표단에 상정할 방침이다.

우리 태풍위원회 대표단은 기상청(기상분과)과 환경부 한강홍수통제소(수문분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연구원(방재분과)이 참여 중이다. 기상청이 분과 간 토의에 제명안을 올리면 태풍위 대표단은 주요 안건부터 총회에 상정하게 된다.

태풍위원회 총회에 안건이 상정되면 회원국의 투표 등을 통해 제명이 확정된다. 이후 이름 제출국은 다음 총회 때까지 새 이름을 준비해 제출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그간 태풍 이름 제명안이 반려되거나 반대된 적은 없다. 힌남노를 대체할 이름은 2024년까지 라오스가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힌남노는 지난 2016년 필리핀을 휩쓴 녹텐을 대체해 2018년쯤 태풍으로 명명됐다. 그러나 올해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남기면서 ‘제명 태풍’에 이름을 올리게 될 전망이다.

앞서 우리나라를 휩쓴 태풍 중 2002년 루사, 2003년 매미가 제명된 뒤 각각 무지개, 누리로 이름을 바꾼 바 있다. 무지개는 2015년 다시 제명돼 수리개로 바뀌었다.

한편 1959년을 휩쓴 ‘최악의 태풍’ 사라는 영구 제명 대상이 아니었다. 태풍 이름 제명 제도가 2001년부터 시행됐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출한 이름이 다른 나라의 요청으로 제명된 사례도 있다. 2003년 수달과 2005년 나비, 2020년 고니는 각각 미크로네시아, 일본, 필리핀에 피해를 준 뒤 각각 미리내, 독수리, 개나리로 이름을 바꿨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