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이동통신사 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확대한다. 현대차 그룹은 KT와 전략적 사업제휴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현대차 및 현대모비스가 보유한 현대차 자기주식과 KT가 보유한 총 4450억 원 규모 자기주식을 상호교환한다고 7일 공시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KT와 6G(6세대 이동통신) 자율주행 기술, 위성통신 기반 AAM9미래 항공 모빌리티) 통신망 선행 공동연구 등을 포함, 차세대 통신 인프라와 ICT 분야에서 포괄적이고 광범위한 협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래 기술 공동 선행연구 외에 기존 핵심역량 교류를 바탕으로 5G(5세대 이동통신) 통신망 기반 커넥티드카 맞춤 서비스, 보안 통신 모듈 기술 협업 등에서 사업 제휴 영역을 다각화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과거 지분 교환 없이 사업제휴 MOU(업무협약)만으로 협업 진행 시 양사간 신뢰에 기반한 동반자 관계 구축 미흡으로 협력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상호 책임감 있는 협업을 위해 지분교환 거래를 병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제휴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양측의 기업가치 상승으로 상호 윈윈하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과 KT는 MECA 실현의 기반인 ‘커넥티비티’ 분야에서 차량 기술 고도화를 추진하는 데 중점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함께했다.
커넥티비티는 MECA의 핵심 요소로 고품질의 안정적인 통신망이 뒷받침되어야 원활한 기술 운용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유력 통신사와의 제휴 및 지분 교류로 관련 기술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5G를 상용화한 KT는 차세대 초고속 통신망 생태계 확장을 위해 앞장서고 있다. 또한 유무선 통신 네트워크 외에도 지능형 교통 관제, 통합 보안 등 융합 ICT, 데이터 서비스 분야에서 활발하게 사업을 전개하고 있어 현대차그룹이 커넥티비티 사업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본격적인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해 KT와 미래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선제적으로 협력한다.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해 차세대 초격차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6G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5G의 최대 50배에 달한다. 초 단위 이하 실시간 정보 수집 등 초대용량의 데이터를 더욱 신속하게 처리해야 하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비롯해 AAM 등 다양한 미래 모빌리티의 기술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과 KT는 인공위성 기반의 AAM 통신 인프라 마련에도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기체 개발, 버티포트(수직이착륙장) 건설 등의 역할을 맡고, KT는 자체 통신위성과 연계해 AAM 운항에 필수적인 관제 및 통신망 등을 구축한다.
장기적인 선행 공동연구뿐만 아니라 기존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사업 제휴 영역도 확장한다. 먼저 전국 각지의 KT 부지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EV 충전 인프라를 확대한다. KT 부지는 접근성이 높아 충전 생태계 조기 구축 및 확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커넥티드카 시대의 폭발적인 데이터 수요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 개발도 검토할 예정이다. 국내 유료 방송 가입자 1위 KT가 보유한 양질의 콘텐츠 수급, 다양한 빅데이터 분석, 차량과 모바일 데이터 연동 등을 통해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현대차그룹과 KT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로 특히 미래 EV 커넥티드카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혁신적인 모빌리티 경험 제공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사업 영역 확장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전방위적인 협력을 추진하게 됐으며 현대차그룹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리딩하고 글로벌 테크컴퍼니로 도약하겠다”고 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