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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KT, 7500억 지분 맞교환… 미래 모빌리티 동맹 강화

입력 | 2022-09-08 03:00:00

현대차 1.04% - 모비스 1.46%와 KT 자사주 7.7% 지분 교환
현대차, KT 기반 시설 활용해 커넥티드카 기술 고도화 방침
6G 공동개발해 시장 선점 구상… KT “모빌리티 분야 입지 강화”




현대자동차그룹과 KT가 7500억 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한다. 현대차그룹이 앞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 관계를 맺어온 KT와 손잡고 미래 모빌리티 기술 선점에 가속도를 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KT 자사주 약 7500억 원어치(7.7%)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7일 공시했다. 그 대신 현대차 지분 1.04%(약 4456억 원), 현대모비스 지분 1.46%(약 3003억 원)를 KT에 넘겼다.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현대차그룹은 국민연금공단(11.23%)에 이어 KT의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대차그룹과 KT 모두 지분 교환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과 KT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하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지분 교환 없는 사업제휴 업무협약만으론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데 다소 미흡했고, 협력에도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상호 책임감 있는 협업을 위해 지분 교환 거래를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KT 측도 “디지털 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 변신하려는 KT가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입지를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그룹이 KT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에 나선 건 미래 모빌리티 분야를 선점하기 위한 ‘우군(友軍)’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동통신망에 연결된 자동차인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기술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커넥티드카를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올해 2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자동차 4대 중 1대는 5세대(5G) 이동통신으로 연결된 커넥티드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각국 통신사들의 제휴 및 지분 교환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AT&T가, 2020년 3월 일본 도요타와 NTT도코모가 협업 관계를 맺은 게 대표적이다. KT도 “현대차그룹과 모빌리티, 전기화, 연결성, 자율주행 실현 기반인 ‘커넥티비티’ 분야 차량 기술 고도화 추진에 중점적으로 협력하기로 뜻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KT가 인공위성을 운영하는 등 다른 통신사보다 앞선 고품질 통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6세대(6G)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해 관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6G는 5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최대 50배 빠른 만큼, 자율주행차는 물론이고 미래항공모빌리티(AAM)를 좀 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전국 각지의 KT 건물과 통신사 고객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 설비를 늘리는 등 전기차 생태계 확산에도 도움을 주고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KT와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자사 커넥티비티 서비스 ‘블루링크’ 개발과 운영을 위해 2012년부터 KT와 협업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AAM 분야에서도 2020년 9월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