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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행 항공권 50만→400만원”… 中항공편 줄어들자 여행사들 폭리

입력 | 2022-09-08 03:00:00

중국정부, 코로나 이유로 운항 제한
티켓 미리 사둔 여행사들 웃돈 판매
정상운임의 2~10배… 소비자 분통



2일 오후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여행객들이 탑승수속을 기다리고 있다.(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2022.9.2 뉴스1


중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주요 노선 운항 횟수 및 좌석 수를 제한하면서 항공권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여행사들이 미리 확보한 항공권을 3∼4배 비싼 가격에 내놓고 있어 소비자 불만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7일 항공 및 여행업계에 따르면 최근 중국행 항공권이 항공사가 공시한 운임보다 2∼10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다. 사업차 중국 베이징에 가야 했던 A 씨는 편도 50만 원 정도였던 인천∼베이징 항공권을 약 200만 원에 구매했다. 평소보다 월등히 비쌌지만 일정 때문에 감내했다. 한 중국 교민은 “코로나19 이전에 20만∼30만 원 정도였던 칭다오행 항공권이 편도 150만 원 이상에 팔린다. 베이징행은 300만∼400만 원에도 팔렸다”고 전했다. 여행 관련 카페에서도 ‘항공권 가격이 3∼4배 올라있는 건 애교(?) 수준’ ‘여행사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등의 불만 글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의 각 자치구들이 항공기 운항 횟수 및 탑승 승객 수를 제한하면서 수요와 공급에 불균형이 생긴 것이 근본 원인이다. 베이징, 칭다오, 옌타이, 웨이하이, 톈진, 광저우 등의 공항에서는 국제선 운항을 항공사당 주 1회만 허락하기도 한다. 항공기 승객을 전체의 70%만 태우는 것으로 제한하는 곳도 있다.

중국과 한국 여행사들의 얌체 영업도 항공권 가격 폭등의 원인이다. 항공사는 항공 당국에 신고한 운임으로만 항공권을 팔 수 있다. 그러나 여행사들은 항공사들과 계약을 맺고 미리 좌석을 선점하거나, 일반인들보다 빠르게 좌석을 확보해 놓는 경우가 많다. 이후 가격을 높여 고객에게 판매하는데, 공급이 부족할 때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기도 한다. 여행사들끼리 서로 재판매하며 가격을 높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 여객이나 교민, 유학생 등 일정을 미루기 힘든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터무니없는 가격을 내야 한다.

환불 및 변경 수수료가 터무니없이 비싼 경우도 있다. B 씨는 최근 중국 베이징행 항공편을 200만 원에 구입했다. B 씨가 일정 변경을 요청하자 여행사는 변경 수수료로 200만 원을 요구했다. 항공사가 판매할 때는 변경 수수료가 없던 표였지만, 여행사가 재판매하면서 임의대로 수수료 규정을 붙인 것이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사와 정부가 여행사의 항공권 가격을 모두 통제할 수는 없고 관리도 어렵다”고 말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표를 살 때 규정을 꼼꼼히 살피고, 녹취나 계약서 등을 증거로 남겨놔야 중재나 보상을 받는 데 유리하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