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가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공개됐다.
현직 대통령이 전임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초상화를 보여주며 재임 당시 공적에 감사하는 ‘초상화 공개 행사’ 전통이 부활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행사를 건너뛰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를 초청해 그들의 초상화를 보여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초상화를 공개하며 “내가 아는 이들 중에 버락 오바마보다 더 정직하고 품위 있고 용기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8년 동안 당신 곁에 있는 것만큼이나 미국 대통령이 되는 것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됐던 일은 없었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시절인 2009~2017년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신의 품위와 당신의 힘 덕분에, 무엇보다 우리 민주주의와 미국 국민에 대한 당신의 믿음 덕분에, 미국은 당신이 취임했을 때보다 더 잘 살고 있다. 우리 모두 그것에 대해 깊이 감사해야 한다”며 사의를 표했다.
그는 그림을 그려 준 매커디를 향해 “토니 모리슨과 넬슨 만델라의 초상화가 떠오른다”며 “귀를 좀 작게 그려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고 농담했다.
미셸 여사는 2020년 대선 패배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듯 “우리는 평화적인 권력 이양을 보장하기 위해 취임식을 한다”며 “우리의 시간이 다 되면, 다음 대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지 W. 부시(아들 부시)를 초청하고, 부시 전 대통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초청하고, 클린턴은 조지 H. W. 부시(아버지 부시)를 초청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이례적으로 초상화 공개행사를 하지 않았다. 아들 부시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백악관 로비에서 떼어내 창고에 넣어 두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상화 공개 행사를 열어줄지도 관건이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직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이 사기라고 주장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스튜어트 맥로린 백악관 역사학회 회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멜라니아 여사의 초상화 작업이 초기 단계에 있으며, 작업할 화가를 선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초상화 공개를 위해 적절한 순간을 결정하는 건 백악관에 있는 현직 대통령과 전직 대통령에게 달려 있지만 정해진 일정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