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국제공항 중국동방항공 사무실. 중국계 대형 항공사인 중국동방항공이 “항공 시장의 전반적인 변화로 경영이 비교적 큰 영향을 받았다“며 한국인 계약직 승무원 73명에게 11일자로 해고를 통보했다. 2020.3.11/뉴스1
중국동방항공이 경영 악화를 이유로 한국인 승무원을 집단 해고한 사태에 대해 법원이 “한국 승무원에 대한 차별적 해고”라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부장판사 정봉기)는 8일 중국동방항공 한국인 승무원 70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중국동방항공은 근로계약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외국인 승무원 중 특정 기수에 해당하는 한국 승무원 일부만 차별적으로 해고한 것”고 지적했다.
법원은 중국동방항공이 원고에게 총 35억원의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중국동방항공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영 악화를 이유로 기간제로 일하는 한국인 승무원 73명 전원에게 계약기간 만료 및 정규직 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했다.
이에 승무원 측은 회사가 해고 직전까지 교육과 훈련을 지시해 정규직 전환기대권이 인정되고 개별 심사 없이 일괄 해고한 것은 법률상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승무원 측 소송대리인은 “코로나19가 확산 중인 이탈리아, 일본 등 타 국적 승무원들은 감원하지 않았다”면서 “근무·성적 평가 등 최소한의 심사도 없이 일괄 해고한 것은 기존 대법원 판결를 보아도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지난 5월 원만한 분쟁 해결을 위해 원고 70명 중 20명을 재고용하고 나머지에게 합의금을 지급하라고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으나 중국동방항공이 받아들이지 않아 최종적으로 판결 선고가 내려지게 됐다.
이날 선고 직후 오혜성 승무원 측 대표는 “중국동방항공은 판결을 엄중히 받아들여 반성하고 판결 내용을 즉시 이행해 승무원들의 꿈을 지금이라도 되찾아주길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