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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 사찰 중 자포리자 원전 포격 지속…예비 전력선마저 훼손 ‘아슬’

입력 | 2022-09-08 11:44:00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일부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에 상주하고 있는 가운데 원전을 둘러싼 포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속된 포격으로 예비 전력선마저 훼손되는 아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AP통신, CNN에 따르면 IAEA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포리자 원전이 보유한 3개 예비 전력선 가운데 하나 남아있던 예비 전력선이 포격으로 인해 손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IAEA는 “예비 전력선 3개 중 2개는 이미 지난 주 전원공급 차단을 위해 분리된 상태에서 마지막 전력선이 훼손됐다”면서 “이러한 상황은 원전에 머물고 있는 IAEA 전문가에게 알렸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로에 전력을 공급하는 정규 전력공급선 4개 가운데 3개는 파손됐고, 지난 2일부터는 1개의 정규 전력공급선만으로 원전 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정규 전력선의 비상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된 예비 전력선이 훼손될 경우 그만큼 방사능 유출 위험성은 더욱 커지게 된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6기의 원자로를 보유하고 있다. 개전 초 러시아가 점령한 뒤 지속된 포격으로 5기의 원자로 가동은 중단됐으며 1기의 원자로만 가동 중에 있다.

원자로 가동을 위해서는 냉각 시스템 유지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외부로부터의 전원공급이 필요하다. 자포리자 원전은 인근 화력발전소를 통해 전원을 공급받고 있다. 전원이 차단되면 비상용 디젤 발전기를 통한 예비 전력을 공급한다.

외부 전력망 분리로 일정 시간 이상 냉각 시스템이 멈춘다면 원자로 노심이 녹아 내리는 멜트다운이라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과 이달 초에도 포격으로 인해 외부 전력공급이 차단, 백업용 발전기를 통해 예비전력을 유지한 바 있다.

다만 백업용 발전기의 경우 전력공급 안정성 문제가 존재한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발전기를 돌리기 위한 디젤 수급도 어려운 상황이다.

올레 코리코우 우크라이나 원전규제감독관 대행은 이날 “만일 원전을 폐쇄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스위치를 끄는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며 원전 폐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외부로부터의 전력공급 부족 현상이 장기화하면 예비 디젤 발전기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면서 “전쟁 중에 (발전기용) 디젤 연료 공급을 보충하는 것은 극히 어렵다”고 덧붙였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브스크주(州) 지사는 이날 러시아 군이 드니프로 강 건너편 니콜폴을 로켓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예비 전력선 훼손이 러시아 군의 니코폴 공격과의 개연성 여부는 명확치 않은 상황이다.

한편 IAEA는 전날 유엔 안전이장보사회(안보리)에 자포리자 원전 사찰을 토대로 작성한 결과 보고서를 제출했다. IAEA는 원전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며 원전 근로자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안전·보호구역 설정을 촉구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