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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강압통치-개인숭배에 엘리트 불만 커져” 美망명객 비판

입력 | 2022-09-08 12:43:00


차이샤 전 중국공산당 중앙당교 교수 

중국공산당 간부 교육기관 중앙당교에서 교수로 일하다 미국으로 망명한 차이샤(蔡霞·70) 전 교수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 비판했다. 시 주석 장기 집권(3연임)을 확정할 다음달 20차 당 대회를 앞두고서다.

차이샤 전 교수는 “시 주석이 절차를 조작하고 반대파들을 협박해 장기 집권에 성공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중국공산당 내 많은 엘리트가 불만을 품고 있어 결국 중국을 위태롭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전 교수는 8일(현지 시간) 공개된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FA) 최신호에 실린 글 ‘시진핑의 약점-오만과 편협함이 중국이 미래를 어떻게 위협하는가’에서 “시 주석이 장기 집권에 성공하겠지만 이와 동시에 전쟁과 사회 불안 위험도 커질 것”이라면서 “그의 오만이 불러오는 무모한 정책들이 중국공산당 미래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공산당 고위 인사들은 시 주석에게 반감을 드러낼 경우 첨단 감시 시스템에 의해 곧바로 적발되고 즉시 부패 혐의로 기소돼 정치 생명을 마감하게 되는 것이 두려워 침묵을 지키고 있다”면서 “하지만 마오쩌둥을 연상케 하는 강압 통치와 개인 숭배 조장 행위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기 집권을 유지하려는 시 주석은 더욱 극단적 정책을 내세울 것이며 이로 인해 촉발된 불만은 더 거세질 것”이라면서 “남중국해 분쟁 지역이나 대만에 대해 군사력을 동원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결국 다른 세계와의 고립을 더욱 심화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 주석을 멈출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가장 무섭고 치명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예를 들어 미국과 전쟁에서의 굴욕적 패배나 경제정책 실패로 인한 일반 대중의 거센 반발 등”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 주석을 황제에 비유하며 “황제가 항상 영원한 것은 아니다”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차이 전 교수는 1992년부터 중앙당교에서 교수로 일하다 2020년 초 미국에 망명했다. 그는 2013년 시 주석 집권 이후 권력 집중 현상과 공산당 사유화 등을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망명 이후 시 주석과 공산당을 각각 ‘마피아 보스’와 ‘정치 좀비’라고 부른 것이 뒤늦게 알려져 2020년 8월 중국공산당에서 제명됐다. 그의 외조부는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대장정(大長征)에 참가했고, 그의 부모도 인민해방군에서 항일전쟁을 벌인 혁명 원로 집안이다. 그는 미국 망명 이후에도 중국공산당 엘리트들과 계속 교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