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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화보 논란으로 취소됐던 구찌 패션쇼, 경복궁에서 다시 하기로

입력 | 2022-09-08 13:56:00


세계적 명품 브랜드 구찌가 문화재청과 협의해 취소한 것으로 알려진 ‘경복궁 패션쇼’를 재개하기로 했다.

구찌는 8일 보도자료를 통해 “11월 1일 서울 경복궁에서 ‘구찌 코스모고니’(Gucci Cosmogonie) 컬렉션의 패션쇼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문화재청을 통해 행사 취소 소식이 알려진 뒤 열흘 만에 번복된 것이다.

최근 청와대 화보 논란으로 문화재청은 경복궁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구찌 패션쇼를 안 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구찌가 앞서 이탈리아 남부에 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카스텔 델 몬테’(Castel del Monte·몬테 성)에서 컬렉션을 처음 선보인 바 있고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샤넬의 패션쇼가 열린 적이 있다는 이야기가 알려지자 이번 패션쇼가 한국의 대표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여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문화재청은 패션쇼를 개최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올해 5월 22일 ‘카스텔 델 몬테’에서 열린 구찌 패션쇼. 사진제공=게티이미지코리아


11월 1일 경복궁 근정전 일대에서 열릴 ‘구찌 코스모고니 패션쇼 인 서울 경복궁’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알레산드로 미켈라가 한국에서 진행하는 첫 패션쇼다. 이번 행사에서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의상들이 함께 소개될 예정이다.  

구찌 측은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이전 세대와의 지속적인 창조적 담론을 이어왔다”며 “경복궁은 그간 역사적 의미가 담긴 장소에서 진행돼 온 구찌 패션쇼의 내러티브에 또 다른 챕터를 더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서울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장소로 꼽히는 경복궁에서 진행되는 이번 패션쇼는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에 대한 구찌의 경의를 담고 있다”며 “1395년 창건된 조선왕조의 법궁인 경복궁은 1400년대 간의대를 포함해 왕실의 천문대를 갖추고 있고 세계적인 수준의 천문학 연구가 이뤄진 장소로 천문학에서 영감을 받은 구찌 코스모고니 컬렉션을 소개하는 완벽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구찌는 “문화재청과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문화재위원회에서 제시한 조건을 맞춰 나가고 있다”며 “경복궁에서 성공적인 패션쇼 개최를 준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