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얼 브레너드 연준 부의장 워싱턴=AP뉴시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이달 세 번째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연준 인사들의 잇단 강경 발언에 이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9월에도 0.7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다소 확정적인 전망 기사를 실어 시장을 술렁이게 했다.
7일(현지 시간) 레이얼 브레너드 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경기 둔화를 가져올 수 있는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고 시사했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열린 은행정책연구소 주최 컨퍼런스에서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필요한 만큼 (금리 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며 “제약적 통화 정책은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로 내려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기 위해 한동안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달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잭슨 홀 연설 이후 연준 고위 인사들이 잇달아 밝힌 강경 발언과 결을 같이하는 것이다.
WSJ는 이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들의 최근 발언을 감안해 볼 때, 연준이 연말까지 4%에 가깝게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앞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내년 초 미국 기준금리가 4%를 조금 넘는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이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했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기준금리를 올해 안에 4%까지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가 4%대에 도달하려면 현재 2.25∼2.5%에서 최소 1.5%포인트 이상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 WSJ는 이달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한 뒤 11, 12월에는 작은 스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날 오전 WSJ 기사가 나간 뒤 선물 금리로 연준 금리 인상을 가늠하는 시카고선물거래소 페드워치에서 투자자들은 0.75%포인트 인상 확률을 76%까지 올렸다. 전날보다 3%포인트, 1주일 전 보다 7%포인트 올라간 것이다.
연준의 고금리 정책 유지와 더불어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도 증대되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 10월물 서부텍사스산(WTI) 유가는 전장보다 5.7% 하락한 배럴당 81.94 달러로 장을 마쳐 마감가 기준 올 1월 11일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8월 수출이 달러화 기준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중국 경기 둔화가 현실화 된 데 따라 세계 원유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본 것이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