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이 추석을 맞아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희귀한 활동 모습을 담은 무인카메라 관찰 영상을 8일 공개했다. 이 영상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8월까지 지리산, 경주, 가야산, 덕유산, 무등산국립공원 일대에 설치한 무인카메라 8대에 찍힌 것으로,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인 수달을 비롯해 Ⅱ급인 담비와 삵, 흰목물떼새 등을 담았다.
2022년 4월 지리산 수상쉼터에서 찍힌 수달. 2마리가 몸싸움 하며 장난을 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리산에서는 수달 2마리와 담비 3마리, 삵 2마리의 모습이 포착됐다. 수달 성체 2마리는 올 4월 지리산 수상쉼터 인근에 설치한 카메라에 찍혔다. 수상쉼터에서 2마리가 서로 몸싸움을 하듯 장난을 치는 모습이 확인됐다.
먹이를 찾아 무리 생활하는 담비의 모습도 카메라에 잡혔다. 올해 2월과 4월 지리산 구례군에서 찍힌 영상이다. 담비는 잡식성으로 쥐, 토끼 등의 포유류를 비롯해 새, 나무 열매 등 다양한 먹이를 먹는다. 산림이 울창한 국립공원 생태계에서 최상의 포식자다.
올해 2월 지리산 구례군에서 포착된 담비 무리. 국립공원공단 제공.
지난해 7월에는 어미 삵이 새끼 삵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도 지리산 산청군의 한 습지에서 포착됐다. 공단은 “쉽게 볼 수 없는 희귀한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고양이와 비슷하게 생긴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삵은 야행성 동물로 일반적으로 3월경에 짝짓기를 한다. 60일 정도의 임신 기간을 거쳐 새끼 2~3마리를 낳는다.
그 밖에 경주, 가야산, 덕유산, 무등산에서도 담비, 수달, 삵, 흰목물떼새의 모습이 포착됐다. 경주 토함산지구에서는 지난해 4월 담비 2마리와 삵이 서로를 경계하는 모습이 찍혔다. 수달이 양서류로 추정되는 먹이를 잡아먹는 모습도 촬영됐다.
올 6월 가야산 합천군에서 찍힌 영상에서는 담비 2마리가 통나무에 엉덩이를 문지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야생동물 고유 체취를 자연물에 묻혀서 다른 동물에게 본인의 존재를 알리고 자신의 영역을 알리는 행동이다.
올 1월과 4월 덕유산 무주군 계곡에 설치된 카메라에는 수달 가족들이 바위 위에서 무리를 지어 가는 모습과 서로 장난치는 모습이 찍혔다. 이렇게 수달 가족이 다 같이 모여 활동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들다.
올해 3월부터 4월까지 무등산에서 찍힌 흰목물떼새의 짝짓기와 새끼 부화 영상도 쉽게 볼 수 없는 영상이다. 무등산 북산에서는 7월 먹이를 물고 가는 삵이 촬영되기도 했다.
올해 7월 무등산에서 찍힌 삵. 먹이를 물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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