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차라리 내가 들어갔어야…” 포항 지하주차장 희생자 발인 눈물 속 엄수 

입력 | 2022-09-08 16:32:00

7일 오후 경북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 포항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실종 사망자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조기가 설치돼 있다. 뉴시스


  “그날 같이 내려갔어야 했는데, 차라리 내가 들어갔어야 했는데, 너무 후회됩니다”

  8일 경북 포항시 북구 포항의료원 장례식장, 6일 태풍 당시 포항시 남구 인덕동 우방신세계타운1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허모 씨(55)의 남편 박모 씨(58)는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연신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허 씨는 33년 전 박 씨와 결혼했다. 박 씨는 "결혼 후 지금까지 평생 시댁 뒷바라지만 하다 갔다"며 "아내에게 집안 형편이 나아지면 같이 여행가자고 했는데 너무 일찍 가버렸다"며 안타까워했다.

  포항의료원 장례식장에는 허 씨 등 우방신세계타운1차 지하주차장에서 숨진 7명의 빈소가 마련됐다. 이들 중 처음으로 허 씨의 발인식이 8일 오전 엄수됐다. 발인식에는 40여 명의 유족이 참석해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허 씨의 딸은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닦으며 뒤를 따랐다. 오열하거나 울분을 토하는 사람 없이 차분한 분위기였다. 

  이날 오후에는 지하주차장에서 생환한 김모 씨(52)의 아들 김모 씨(15)의 입관식도 예정돼있다. 김 씨의 남편은 장례식장에서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현재 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내가 잠시 외출해 아들의 입관을 지켜볼 것”이라며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아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김 씨의 오빠는 “동생이 후유증으로 15일 가량 입원해야 하고 사고 당일 폐에 물이 차 수술도 잡혀있지만 아들의 장례식을 지켜보기 위해 치료 일정을 미루고 아들이 가는 마지막 순간을 지켜본다고 했다”며 “자식을 잃은 부모 마음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냐. 모든 게 뒷전이고 아들 보내는 게 먼저지 않겠냐”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하주차장에서 사망한 6명의 발인은 9일 오전 진행된다. 

  포항시 관계자는 “유족들과 합동 장례식은 치루지 않고 각자 장례 절차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유가족에게는 재난지원금 2000만 원을 포함에 총 3500만 원의 지원금이 지급되고 장례 비용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항=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