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인사에서 주요 식품기업 오너 3세들이 승진을 통해 중책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너 3세를 전진배치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은 물론 경영 쇄신을 통한 수익성 개선도 노릴 수 있다는 예상이다.
경영 전면에 나선 오너 3세들이 누구나 납득할만한 성과를 보인다면 기업의 경영 승계 작업도 더욱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코로나 19 여파 이후 악화된 경영 환경 속 오너 3세들이 중요 보직을 맡아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 지 관심이 커진다.
12일 식품 업계에 따르면 신동원 농심 회장,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을 중심으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높이고 있는 농심은 계열 분리 작업에 한창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너 3세들의 역할론이 부각되고 있다. 오너 3세들의 경영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먼저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씨의 보직 변경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신상열씨는 지난해 승진을 통해 구매 담당 상무에 올랐다.
올해는 다른 주요 보직을 거칠 수도 있다. 농심이 해외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데다 최근 신사업의 일환으로 건강기능식품과 비건용 사업을 적극 전개하고 있는 만큼 해당 부문을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완 매일유업 회장의 장남 김오영씨도 올해 연말 인사를 통해 다른 요직으로 이동할 수 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매일유업에 입사해 생산물류 혁신 담당 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매일유업이 최근 단백질·대체 우유 시장과 외식 분야에 외형 확장을 꾸준히 시도하고 있는 만큼 향후 김씨는 매일유업이 새롭게 추진하는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직책으로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나온다.
경영지원팀은 국내외 법인의 경영 전략과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는 부서로 담서원씨는 현재 물류 사업을 담당, 물류 창고와 영업 차량 운용을 체계의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장녀 담경선씨가 오리온재단 등기이사로 선임된 만큼 오리온 그룹의 후계자로 꼽히는 담서원씨 역시 올해 또는 내년에는 임원급으로 올라 회사가 추진하는 사업 전반을 배울 수 있는 경영 수업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의 장남 함윤식씨가 경영지원팀에서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함씨의 오뚜기 지분율은 2.17%수준이다. 오뚜기가 장자 승계원칙을 따르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함씨가 경영 수업도 본격화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삼양식품도 오너 3세 경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전인장 전 삼양식품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씨는 2020년 삼양식품 부장으로 입사한 뒤 입사 1년 만에 경영관리부문 이사로 승진했고 현재는 삼양식품 전략운영본부장도 겸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 업계 오너 3세들이 중책을 맡아 경영 일선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앞장서는 만큼 연말 인사에서 이들에게 더욱 중요한 역할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