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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의 1위 수성? BMW의 1위 탈환?…치열해지는 수입차 왕좌의 게임

입력 | 2022-09-12 13:57:00

1~8월 누적 판매량 불과 248대 차이
벤츠 근소하게 1위, 2위 BMW 맹추격
판매 전략 차이로 순위 바뀔 수도







‘벤츠의 1위 수성이냐 BMW의 1위 탈환이냐’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벤츠와 BMW의 판매량 1위 자리를 놓고 벌이는 대결이 치열하다. 12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8월 누적 수입차 판매량은 벤츠 5만593대, BMW 5만345대다. 불과 248대 차이로 벤츠가 1위를 달리고 있다. 벤츠는 2015년 이후 6년간 국내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유지한 절대강자다. 그러나 올해 BMW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BMW는 올해 1월 5550대 팔면서 월간 수입차 판매량에서 벤츠(3405대)를 꺾고 기분 좋게 한 해를 시작했다. 6월과 7월에도 월별 판매량에서 벤츠를 넘어섰다. 지난달에도 BMW는 국내 시장에서 7303대를 팔며, 5940대를 판 벤츠에 앞섰다. 3달 연속 월간 판매 1위에 오른 것이다. 일각에서 올해 수입차 왕좌의 자리가 뒤바뀔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추구하는 판매 전략 차이에 따라 올해 판매량 순위가 결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 등의 여파로 인해 국내 물량을 제 때 배정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이를 타개하는 방식이 다르다. 벤츠는 고가 모델을 판매하는 전략을 추구하면서 마이너스 옵션(일부 차량 사양을 빼는 대신 가격을 낮춰주는 것)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벤츠 관계자는 “럭셔리 모델 판매에 집중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벤츠 S클래스 등 고급 모델 판매에 초점을 두는 만큼 절대적인 판매량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벤츠의 판매량이 주춤한 건 엔트리급 모델에서 서서히 힘을 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벤츠는 엔트리 모델도 마이너스 옵션을 안 하는 것이 방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이런 방향이 유리하다고 보는 것 같다”며 “C클래스 등의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되면서 판매량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그러나 여전히 대기 수요가 많고, 프리미엄 이미지가 견고하다”고 말했다. 

반면 BMW는 신형 모델과 세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 다양화를 앞세워 소비자들의 선택을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 벤츠와는 다르게 마이너스 옵션 차량 판매에도 적극적이다.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물량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반도체가 들어가는 차량 사양 일부를 줄여서라도, 빠르게 차를 구매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에게 최대한 물량을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BMW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 범위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며 "본사에서도 한국 시장에 물량을 많이 밀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모델 출시나 라인업을 다양화 하면 판매량이 증가하는 효과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수입차 베스트 셀링 10위 안에 드는 차량 중 벤츠는 E클래스와 S클래스인데 모두 세단이다. 그런데 BMW는 세단과 SUV가 다양하다”며 “벤츠와 BMW는 타깃 층이 다르다. BMW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젊은 감각의 스포티함을 바탕으로 다양한 고객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변종국기자 bjk@donga.com
이건혁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