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주요 당직자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9.12 사진공동취재단
극심한 내홍에 빠진 국민의힘이 이번 주 갈등 수습 여부를 둘러싼 분수령을 맞이한다. 14일에는 이준석 전 대표가 낸 비상대책위원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이 열리고, 이틀 뒤에는 이 전 대표가 처음으로 성 접대 의혹과 관련한 경찰 소환 조사를 받는다. 두 사건의 결과에 따라 집권 여당의 상황은 또 한 번 출렁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 출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불확실성 속에서 지도부 공백 사태를 일단 끝내고 후속 상황을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 與, 이르면 13일 비대위원 인선 마무리
국민의힘은 12일 새 비대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비대위원장 주재로 비공개 주요 당직자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대위원 인선, 새 원내대표 선출, 14일 법원 심문 등에 대한 논의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원은 비대위원장,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 당연직 3명을 포함해 원내·외 인사 9~10명으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정 위원장은 정기국회에 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고려해 인선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 위원장은 탕평 차원에서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유의동 최재형 의원에게 비대위원직을 제안했지만 당사자들은 고사했다.
또 앞선 ‘주호영 비대위’에 참여했던 인사들은 비대위원에서 배제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14일 가처분 심문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서까지 냈는데 다시 임명할 순 없을 것”이라고 했다.
● 정진석, 국회부의장 내려놓기로
새롭게 당을 이끌게 된 정 위원장은 12월까지가 임기인 국회부의장직도 내려놓기로 했다. 사퇴 시점과 관련해 정 위원장은 동아일보 통화에서 “후임 부의장을 선출한다면 새 원내대표와 상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 위원장이 국회부의장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은 최고위원과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장을 동시에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과방위원장직 사퇴를 압박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나고 새 원내대표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차기 원내사령탑과 관련한 의원들의 물밑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현재 중진 의원 10여 명이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의원들은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의 뜻)의 향배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기류다.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