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전환 조정훈 대표.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별검사 법안 발의에 반대 입장을 밝힌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를 상대로 “특검에 동의하지 않으면 역사적 책임”이라며 압박에 나섰다. 조 대표는 “(특검 발의는) 민주당의 추석 전 거대한 정치쇼”라며 대안으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하고 있다.
민주당은 13일 조 의원에 대한 공개 압박을 시작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조 대표께서도 여러 가지 수사 과정에서 불합리한 부분, 또 불공정한 부분들을 계속 보게 되면 그 인내심도 한계를 드러낼 거라고 본다”면서 “역사적 책임은 아마 본인이 혼자 지시긴 어려워 보인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고, 국회의원들은 머슴”이라며 “주인이 하라는 대로 머슴은 해야 된다”고 조 대표에게 특검 법안 찬성을 촉구했다. 그는 “그분(조 대표)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 얘기하시는지는 이해할 수는 없다”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조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 입성에 성공했다. 더불어시민당은 총선 이후 민주당과 합당했다.
민주당이 조 대표 압박에 나선 건 특검법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조 대표 동의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 김도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특검법 상정을 거부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특검 실현을 위한 방법은 패스트트랙 지정 밖에 없다. 패스트트랙 지정에는 법사위 재적 위원 18명 중 5분의 3(11명)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그러나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은 10명이라 조 대표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반면 조 대표는 특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는 12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 생각을 정리해 보면 민주당도 이번 특검법 발의에서 진짜로 특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면서 “민주당이 거대한 하나의 추석 전에 ‘정치쇼’를 한번 펼쳐보고 싶었는데 뜻하지 않게 제가 조연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대안으로 특별감찰관 임명을 촉구했다. 그는 “진짜로 추진할 수 있는 안은 특별감찰관 제도”라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에 5년 내내 임명하라고 그랬는데 임명을 안 했다. (민주당이) 약간 뻘쭘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법에도 다 있고 대통령도 여러 번 메시지를 통해서 특별감찰관 제도 하겠다, 임명해 달라. 그러니까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여야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